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008년까지 4년간 더 한국축구를 짊어지고 가게 됐다. 18일 회장 경선 투표에서 유효표 전부를 받아 4선에 성공한 것. 1993년 취임 이래 16년의 장기집권이다.
정 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축구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비판은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축구 야당’으로 등장한 한국축구연구소와 축구지도자협회 등을 포용해 축구인들의 화합을 이루겠다는 뜻도 비쳤다.
하지만 이 말이 제대로 지켜질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축구인도 많다. 정 회장은 그럴 생각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를 둘러싼 일부 인사들이 그대로 있는 한 화합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협회 기술위원장으로 한국의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주도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협회를 장악해 권력을 휘두르는 일부 인사들 때문에 정 회장이 욕을 먹는다”고 말했다. 협회 직원들도 “협회 내부는 물론 외부의 생생한 목소리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협회 내에 현대중공업 출신과 다른 직원들 간의 미묘한 알력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정 회장은 이번 4년을 끝으로 회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은 법. 4년 뒤 정 회장은 어떤 모습으로 협회를 떠날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