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4일 발표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일부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미흡하다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현행 5조 원 이상인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 대상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 데 대해서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재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3월 말 국무회의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대(對)정부 건의, 공청회 등을 통해 재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양금승(梁金承) 기업정책팀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기준에 지배구조 평가 우수 기업이나 외국증시 상장기업을 추가하자는 재계의 건의가 반영되지 않았고 부채비율 100% 기준이 폐지돼 정책 일관성도 우려된다”면서 “공정위가 앞으로 재계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한 만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李京相) 기업정책팀장은 “공정위의 출자총액제한제도 새 졸업기준으로 주로 공기업만 혜택을 보게 됐다”며 “민간기업은 오히려 기준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 졸업기준으로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그룹과 추가되는 그룹 등을 감안하면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대상 기업집단은 현행 17개에서 16개로 줄어드는 효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재계 의견을 취합해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내달 초에 별도의 공청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은 “할 말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투자가 필요하면 출자총액제한제도 예외조항 등을 적극 활용하면 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재계가 주장한 방안들이 그다지 수용되지 않은 부분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