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까지 치솟은 수은주에 하드코트를 녹여 버릴 듯한 폭염과 건조한 바람.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얼음찜질까지 해 봤으나 몸은 천근만근.
하지만 ‘더위’라는 보이지 않는 적도 승리를 향한 열정을 붙잡을 수는 없었다. 2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승자로 우뚝 선 순간 그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그리고는 “휠체어를 좀 갖다 달라”는 애교 섞인 농담까지 했다.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 지난해 윔블던 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18·러시아)는 2시간 17분에 걸친 사투 끝에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에게 2-1(4-6, 6-2, 6-2)로 역전승했다.
샤라포바는 세계 2위 아멜리에 모레스모(프랑스)를 2-0(6-2, 6-2)으로 제친 2003년 이 대회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와 27일 맞붙는다.
남자 단식에선 세계 1위 로저 페데러(스위스)가 안드레 아가시(미국)를 3-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한편 세계 주니어 랭킹 1위 김선용(양명고)은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16강전에 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