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면 인기가 급등하는 전통주. 술의 특징을 알고 마시면 평소에도 즐길 수 있는 참살이 식품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전통주…단맛-신맛 등 6가지 맛 혀로 음미▼
명절 때면 판매량이 급증하는 게 전통주다.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참살이 바람을 타고 건강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이 잇따라 선보인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맛이 순한 탓에 과음하기 쉬워서 ‘마시지 않는 게 낫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 또 관상용으로 집구석에 고이 모셔두는 일도 흔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와인에 못잖은 건강보조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평소에 적당량을 즐기는 게 좋다고 말한다.
▽오감(五感)을 활용하라=전통주는 크게 쌀과 누룩으로 발효시켜 맑게 여과한 약주와 이를 증류한 소주, 약주를 거르고 난 찌꺼기에 물을 섞어 거른 탁주(막걸리)로 나뉜다. 대부분 쌀로 만들어진다는 게 특징이다.
이런 전통주도 위스키 와인 등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색깔 향 등을 즐길 수 있다. 좋은 전통주는 맑고 황금색을 띠는 게 좋다. 다만 약재 등 곡물이 아닌 원료가 들어간 경우 원료의 색깔에 따라 달라진다.
▽6가지 맛을 즐겨라=전통주는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낮고 부드러워 한꺼번에 마시기가 쉽다. 하지만 맛을 음미하면 훨씬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통주의 대표 주자 격인 약주에는 일반적으로 △단맛 △떫은맛 △신맛 △구수한맛 △쓴맛 △매운맛 등 6가지의 맛이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업체들은 6가지 맛이 고루 느껴지도록 원료 배합에 신경을 쓴다. 따라서 술을 적당량 머금은 뒤 혀와 함께 입안에 굴려야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때 술의 온도도 중요하다. 약주는 8도 정도로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보다 차게, 다소 무거운 맛과 향을 좋아한다면 덜 차게 해서 마시면 된다. ▽전통주는 도자기 잔이 좋다=전통주에는 도자기 잔을 사용하는 게 좋다. 만약 유리잔을 사용한다면 잔 받침이 있어서 체온 등으로 술의 온도가 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술병을 개봉한 직후 술을 따르지 말고 1분 정도 기다려 병 속에 있던 가스를 날아가게 한 뒤 마시는 게 좋다.
이번 설에 판매되는 주요 전통주업체상품특징국순당명주1호=강장백세주+오자주+오미자주+도자기잔 2개(권장소비자가 5만5000원)△강장백세주는 약재와 함께 찹쌀을 섞어 만든 약주 △오자주는 오미자 구기자 등 다섯가지 열매와 한약재로 만든 약주 △오미자는 오미자로 만든 약주임.명주2호=강장백세주+오자주+도자기잔 2(3만7000원)명주3호=강장백세주3병+도자기잔 2(4만1000원)명주4호=강장백세주 2병+도자기잔 2(2만8000원)명주5호=강장백세주 1병(1만5000원)경주법주매호=도자기(700mL기준) 2병(3만3600원)찹쌀 등을 이용해 만든 순미주(純米酒). 맛과 향이 부드러움.
난2호=도자기 1병+유리병 1병(2만6800원)국호=도자기 2병(3만3600원)죽호=도자기 2병(3만3600원)백호=유리병 2병(2만500원)보해양조복분자세트=복분자 2병+잔 2(3만9000원)복분자로 빚은 과실주. 강장효과가 뛰어남.매취 청자백자세트=매취 2병(6만5000원)매실로 빚은 과실주. 황금빛을 띠며 향이 달콤한 편. 피로회복 및 식욕촉진 기능매취 10년 세트=순금매취 10년 1병+매취백자 10년 1병(9만3500원)순금 2호=순금매취순 3병+잔 3(1만7600원)술자리의 행복=매취순 3병+잔 3(1만4500원)두산수복=700mL 2병(8200원)쌀 100%로 만든 청주. 술빛이 맑고 투명한 흰색. 깔끔한 뒷맛이 특징. 국향=700mL 2병(1만5500원)국향 다정세트=700mL 2병+잔 2(2만900원)설중매골드=설중매골드3병+잔 2(1만7600원)설화1호=700mL 2병+잔 2+술병 1(4만400원)설화2호=375mL 3병+잔 3(3만1400원)배상면주가선물세트 1=산사춘 1+흑미주 1+천대홍주 1+잔 2(3만9000원)△산사춘은 산사열매와 산수유 등을 숙성시켜 만든 술 △천대홍주는 붉은 누룩인 홍국을 사용해 빚은 술 △흑미주는 검은쌀을 발효시켜 만든 술선물세트2=산사춘 1+흑미주 1+잔 2(2만5000원)선물세트3=산사춘 1+천대홍주 1(2만9000원)일부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은 할인점 판매가 기준임. 자료:각 업체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와인…레드-화이트 따라 온도 다르게▼
와인은 종류에 따라 마시는 방법이 달라 어려운 술로 인식된다. 하지만 몇 가지 간단한 요령만 알면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참살이 바람을 타고 최근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와인은 종류가 많고, 마시는 방법도 각기 달라 어려운 술로 간주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초적인 몇 가지 사항만 알면 충분하다고 귀띔한다.
▽색깔마다 다르다=레드와인은 적포도로 만들어 장밋빛을 띠고 있다. 포도껍질에 있는 타닌 성분 때문에 약간 떫은 맛이 난다. 18∼20도 정도의 상온에서 마시는 게 가장 좋다. 차갑게 하면 타닌의 쓴맛이 강해지므로 차게 해서 마시지 않는다.
화이트와인은 잘 익은 청포도나 껍질을 벗긴 적포도를 이용하여 만든다. 단 맛이 나는 게 많다. 10도 정도로 차게 해서 마셔야 제 맛이 난다.
▽잔도 맛을 돋운다=보통 와인잔은 향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중간이 볼록하고 윗부분이 좁아진 모양이 많다. 튤립꽃을 연상하면 된다. 또 투명하고 매끄럽고 얇은 유리잔이면 좋다. 와인 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은 굳이 잔을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샴페인은 탄산가스의 공기방울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좁고 길게 생긴 잔을 이용하는 게 좋다.
▽잔을 잘 잡아라=잔의 밑받침이나 목을 잡는다. 낮은 온도에서 마시는 게 좋은 화이트와인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잔의 윗부분을 잡으면 사람의 체온이 전달돼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을 받을 때에는 잔을 들지 않고 그냥 바라보거나 잔의 밑받침에 살짝 손을 대면 된다.
▽음식도 궁합이 있다=육류에는 레드 와인, 생선 해물류에는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하지만 생선이라도 연어처럼 붉은색을 띠는 것이라면 레드와인이 좋다.
와인을 마실 때는 우선 잔을 살짝 기울여 색을 감상하고 여러 번에 걸쳐 향을 맡아본 뒤 마신다. ▽보관은 서늘한 곳=마시고 남은 와인은 원래의 코르크 마개로 병 입구를 막은 뒤 냉장고에 넣어두면 이틀 정도 보관할 수 있다. 더 꼼꼼하게 보관하려면 와인병에 완벽히 밀착이 가능한 와인 마개를 사용하면 좋다.
새 와인은 반드시 눕혀서 코르크 마개가 항상 젖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코르크 마개가 건조해지면 미세한 구멍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 와인의 맛이 변할 수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양주…코냑 살짝 얼리면 맛-향 풍부▼
세상의 모든 술에는 마시는 방법이 있다. 주법(酒法)이니 주도(酒道)니 하는 거창한 단어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술꾼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형화한 규칙이 있는 게 당연하다. 말하자면 그 술이 말하려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술 마실 때조차 무언가에 얽매이는 건 왠지 억울하지 않은가. 집집마다 선물로 받은 양주가 한 병씩은 있다. 하지만 마실 기회가 없어 먼지만 쌓이는 경우가 많다. 그 양주를 꺼내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보자.
우선 위스키. 국내에선 위스키를 얼음과 함께 마신다. 조금이라도 순하게 마시기 위해서다. 하지만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선 스트레이트로 마시거나 약간의 물을 타서 마신다. 얼음이 위스키의 향이 발산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위스키에 무슨 향이 있느냐고? 오늘이라도 집에서 와인글라스에 따라서 마셔보시라. 그 황금빛 액체에 얼마나 많은 향이 숨겨져 있는지 알게 된다. 평소 위스키 맛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위스키를 내놓고 맛을 비교해가며 마시는 것도 재미있다.
브랜디의 일종인 코냑은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술. 코냑은 원래 커다란 튤립 모양의 잔에 따라 손바닥의 체온으로 덥혀 가면서 마시는 게 정석이다. 올라오는 과일 향을 즐기면서 천천히 마시는 것이다.
레미 마르땡 코냑을 국내에 공급하는 맥시엄 코리아에서 최근 소개한 방법은 정반대다. 얼려 마시라고 제안한 것이다. 영하 8도의 온도에 6시간쯤 두면 코냑이 살짝 어는데 맛과 향이 더욱 부드럽고 풍부해진다는 것이다.
무색(無色) 무미(無味) 무취(無臭)가 특징인 보드카는 칵테일의 베이스로 널리 쓰인다. 칵테일의 다른 재료가 내는 맛과 향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렌지주스와 보드카를 섞으면 스크루드라이버라는 칵테일이 된다. 스크루드라이버는 마티니나 맨해튼처럼 어느 바에나 있는 기본 칵테일이다. 오렌지주스 대신 자몽주스와 섞어도 괜찮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