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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게스트 0순위’ 타블로 “할말 많아요”

입력 | 2005-01-26 17:24:00


“(PD들이) 방송 출연자 중 저 같은 캐릭터가 없다고 해요.”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본명 이선웅·25)가 TV 오락프로그램과 라디오 출연자로 인기를 얻고 있다.

타블로는 KBS2 ‘상상플러스’와 ‘스타 골든벨’, 케이블 MTV 코리아의 시사 프로그램 ‘하이 소사이어티’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최근 KBS2 ‘스펀지’, MBC ‘서프라이즈’, SBS ‘학교 전설’에도 게스트로 출연했거나 녹화를 마쳤다.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 등 라디오 프로그램 5개에도 고정 출연 중이다. 3월까지 TV 및 라디오 출연 스케줄이 빼곡하다.

타블로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보조 MC로 출연하고 있는 ‘상상플러스’ 등에서 보여 주는 재치 있는 입담과 정곡을 찌르는 질문 때문.

가장 무서운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핵무기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협찬 받은 옷이나 소품이 집에 많다”는 한 여자 탤런트의 말에 “협찬으로 받은 물건들을 되팔아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때문에 그는 ‘상상플러스’의 FBI로 불린다. 이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는 ‘타블로의 비중을 높여 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수십 건이 올라 있다.

‘상상플러스’의 이세희 PD는 “타블로는 가식이나 군더더기가 없고 명쾌하다”며 “확실하게 한번 치고 빠지는 스타일 덕분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타블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부터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 스위스 캐나다 미국 등 외국에서 15년 동안 살았다. 일찍 연예인을 꿈꿨지만 “일단 좋은 학교부터 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문예창작(Creative Writing)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힙합의 자유로움에 빠져 미국 캘리포니아 클럽에서 흑인들과 랩 배틀을 즐겼고 대학 졸업 후 2003년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로 데뷔했다.

그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5%밖에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녹화할 때 전쟁과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야기도 자주 하지만 대부분 방송되지 않았다.

“저를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처럼 키우고 싶어 했던 아버지 덕분에 토론에는 자신이 있어요. 아침마다 생각해 볼 주제를 하나씩 던져 주곤 하셨거든요. 재치 있는 입담은 아마도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힙합 정신으로 무장돼 있어서가 아닐까요. 기회가 되면 경제와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 싶어요.”

‘하이 소사이어티’의 김기범 PD는 “타블로는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독특하고 그만큼 흡입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