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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월드컵 최종예선 앞두고… 남과 북 “가자, 독일로”

입력 | 2005-01-26 17:58:00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된 축구국가대표팀 전지훈련에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가운데)이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지시를 하고 있다. 18일간의 전지훈련을 끝내고 26일 귀국한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9일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위해 31일경 소집될 예정. 동아일보 자료 사진


■“뺀다”…본프레레, 쿠웨이트戰 베스트11 고민

“누구를 쓸꼬?”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9)이 26일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고민에 빠졌다. 다음 달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첫 경기인 쿠웨이트전에 출전할 엔트리 선정 때문. 전지훈련에서 떠오른 국내파와 2002 월드컵을 통해 실력이 검증된 해외파 중 ‘베스트 11’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지도력 검증의 무대=쿠웨이트전을 포함해 이번 최종 예선은 본프레레 감독의 지도력을 검증할 기회다. 지난해 6월 24일 사령탑을 맡은 지 7개월여. 우여곡절 끝에 한국을 최종 예선에 진출시켰지만 완벽한 승리가 없었을뿐더러 ‘선수 이름값에만 얽매인다’는 등 지도력에 의문을 받아 왔다. 이젠 훈련시간이 부족했다는 변명도 할 수 없다.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스리 톱’의 좌측 공격수 자리를 놓고 설기현(울버햄프턴)과 전지훈련에서 2골을 뽑아낸 ‘깜짝 스타’ 정경호(광주 상무)가 경합 중이다. 오른쪽에서는 역시 전지훈련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남궁도(전북)와 이천수(누만시아)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 중앙공격수엔 이동국(광주)이 사실상 낙점된 상태.

‘월드컵 스타’ 송종국(삼성)의 군 입대로 자리가 빈 오른쪽 미드필더엔 박규선(전북)이 유력. 왼쪽 미드필더로 김동진(서울)이 급부상해 이영표(아인트호벤)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방법도 가능한 조합이다.

본프레레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라인. 베테랑 유상철(울산)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최진철(전북) 김태영(전남)이 은퇴를 선언한 상태라 전지훈련 멤버인 김진규(전남) 유경렬(울산) 박재홍(전남) 박동혁(전북)으로 라인을 짜야 하기 때문.

중앙공격형미드필더는 박지성(아인트호벤),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남일(수원)이 나설 전망.

▽박주영 딜레마=역시 본프레레 감독을 부담스럽게 하는 부분. 한국청소년(20세 이하)대표팀의 박주영이 카타르 8개국 대회에서 연일 골을 뽑아내자 ‘그를 대표팀에 보내라’는 요구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박주영은 아직 성인대표팀에 맞지 않다. 체력과 테크닉,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7월 끝나는 청소년선수권대회를 본 뒤 발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준다”…북한 내달 9일 일본戰 파격 당근작전

중국 하이난 섬에서 전지훈련 중인 북한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다음 달 9일 일본과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치르는 북한은 11일부터 중국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쌓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북한 축구가 40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 달 9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일본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북한은 11일부터 중국 하이난(海南) 섬에서 전지훈련으로 전력을 다지며 ‘당근 작전’으로 대표선수들의 승리 욕구를 북돋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북한 체육지도위원회의 한 간부는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월드컵 최종 예선을 포함해 국제경기에서 활약한 대표팀 선수에게는 은퇴 이후에도 현역 시절과 같은 대우를 해 주고 공적에 상응하는 보상금과 주택, 차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심한 경제난을 맞고 있는 북한에서 주택과 차량 제공을 내건 것은 파격적인 조치. 그만큼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의미.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 출전해 8강 신화를 이룩했으나 이후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필승 의지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뛰고 있는 북한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안영학(26)은 “일본을 꺾고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북한은 25일 연습경기에서 중국 2부리그팀 상하이 중방에 2-0으로 승리했다.

북한은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일본 이란 바레인 등 강호들과 같은 B조에 속해 2장의 티켓을 놓고 2월 9일부터 홈 앤드 어웨이의 풀 리그전을 치르게 된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