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신천(新川)이 되살아나면서 수달과 청둥오리 등 20여 종이 서식하는 ‘동물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상동교와 대봉교 부근 신천에서는 요즘 청둥오리와 왜가리 등 겨울철새들이 무리지어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수성교 부근 신천의 경우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3, 4마리가 목격됐으며 하류에는 잉어와 메기 등이 몰리면서 낚시꾼들도 나타났다.
신천은 20여 년 전에는 멱을 감거나 빨래를 할 정도로 수질이 깨끗했으나 상류에 가창댐이 들어선 뒤 유량이 줄고 생활하수가 대량 유입되면서 ‘죽은 하천’으로 변했다.
이 같은 신천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대구시가 신천 하류의 하수처리장에서 정화해 배출되는 물과 영천댐에서 취수해 온 금호강 유지수 등 하루 12만t의 물을 펌프를 이용해 상류로 끌어올린 뒤 다시 내려 보냈기 때문.
이로 인해 신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993년 18.2ppm에서 1998년 2.4ppm, 지난해 말 1.9ppm으로 2등급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
대구시가 최근 신천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10종의 물고기와 18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된 물고기는 잉어, 붕어, 피라미, 가물치, 메기 등이며 조류는 고방오리, 청둥오리, 황조롱이, 붉은 갈매기, 쇠백로 등이다.
대구시는 또 신천 둔치를 시민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수변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주차장 4개소를 철거하고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또 신천변 양 쪽에 꽃길(17.1km)을 새로 만들어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8개소에 분수를 설치한 이후 휴일에는 최고 2만∼3만 명의 시민들이 찾는 지역명소가 됐다.
대구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신천 둔치에 보리와 야생화 등을 심는 한편 신천대로변 등에 수달 보호용 펜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시 안종희(安宗熙) 하천관리과장은 “신천의 생태계가 어느 정도 복원된 만큼 이 곳을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으로 가꾸어 나가는 사업을 다양하게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