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일부 변호사들이 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주고 있다.
변호사 3명 가운데 1명은 사무실을 운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전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소속 변호사 140명이 수임한 사건은 1474건(민사 1103건, 형사 371건)으로 1인당 평균 수임건수는 10.5건.
10명 중 한 명 꼴인 15명은 한 달 동안 단 한 건도 수임하지 못했다.
사무장과 직원월급 운영비 등 사무실 유지 최저 기준으로 불려지는 5건 미만을 수임한 변호사도 전체의 22.9%인 32명이나 됐다.
그나마 민사사건의 70%인 772건은 건당 수임료가 1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소액사건.
A 변호사는 “최근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변호사를 찾는 발길이 줄고 시민들의 법률의식이 높아지면서 ‘나 홀로 소송’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변호사 사무실 B 사무장은 “2개월 째 월급도 받지 못했지만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변호사에게 이러쿵 저러쿵 얘기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변호사들은 경상비를 줄이기 위해 동료 선후배 변호사와 사무실을 합치거나 법무사 등이 취급하던 등기업무까지 맡고 있다.
C 변호사는 “집에 생활비를 제대로 줘 보지도 못하고 겨우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2월 법원의 정기 인사 이후 판사 출신 신규 개업이 있을 경우 더욱 어려워질 전망.
최근 사법연수원 출신 수십 명이 대전에서 개업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