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참모로 청와대 386 운동권 출신들의 ‘맏형’인 이호철(李鎬喆·사진)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로 복귀한다.
지난해 4월 “건강이 좋지 않아 쉬고 싶다”며 청와대를 떠난 지 10개월 만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7일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지만 노 대통령이 겨우 붙들었다”면서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 밑에서 장차관 인사 검증과 공무원 비리 사정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이 이 업무를 관장하는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기준(李基俊) 전 교육부총리 인사파동 때 노 대통령이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시스템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동안 ‘밖에서 도울 일을 찾겠다’면서 청와대 복귀를 사양하며 미국 유학행을 검토하던 이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발길을 돌렸다”라고 말했다.
한 386 참모는 “그동안 대통령 앞에서 직언을 할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문 수석에 이어 이 전 비서관까지 들어오면서 대통령의 ‘감시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반겼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부산지역 학생운동인 ‘부림 사건’에 연루돼 구속돼 있던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무료 변론을 맡은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