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소장인 김종환(金鍾煥·48·전자전산학) 교수가 인공 염색체를 갖는 로봇을 처음 개발했다.
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는 지난해 5월 개발해 공개했던 로봇 ‘리티’에 14개의 인공 염색체를 각각 부여한 결과 각자의 ‘성격’을 지니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봇이 갖는 인공 염색체란 생각하고 느끼고 추론하고 욕구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로 처리된 일련의 지시체계(프로그램)이다.
리티는 컴퓨터 가상세계에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강아지 형태의 로봇으로 외부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리티는 부여받은 인공 염색체에 따라 같은 환경에서 주어진 자극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어떤 인공 염색체를 가진 것은 지루해 했지만 다른 것은 주인을 알아보고 펄떡거리며 기뻐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다른 ‘개성’은 전적으로 다른 인공 염색체에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리티는 가상환경에서 47가지의 자극을 인식하고 77가지의 다른 행동으로 반응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2회 자율로봇 및 에이전트 관련 국제학회(ICARA)’의 기조강연에서 로봇의 ‘성격’을 결정하는 인공 염색체에 대해 발표했고 현지 언론들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또 캐나다 9개 유력 일간지가 19일자로 1면을 비롯한 주요 면에 ‘한국의 발명가, 생각하고 느끼고 복제까지 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로봇 창조 가능성’과 같은 제목으로 일제히 보도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