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간의 아르바이트를 끝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를 경험했다. 특히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깨달음은 가장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가 일했던 커피숍에는 다섯 명의 아르바이트 학생이 있었다. 무척 친했던 우리는 종종 따로 만나 수다를 떨며 일의 힘겨움을 나누곤 했지만 새로 들어온 한 친구가 문제였다. 그는 말수가 적고 늘 화가 나 있는 듯했다. 괜한 오해가 이어졌고, 그 친구의 작은 잘못도 크게만 보였다.
그런 답답한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 한 친구가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알고 보니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매일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계속했고, 거기에 지쳐 있었던 것이다. 그는 여유가 없다보니 그렇게 됐다며 미안해했다. 게다가 자신은 우리와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다가서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우리는 서로 다가서려는 노력과 대화가 부족했음을 깨달았고 서로에게 미안해했다.
얼마 전 서울역 노숙자 집단 소동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그때 일이 생각났다. 공권력과 노숙자 간에 충분한 대화가 있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대부분이 제대로 된 의사소통 창구가 없는 데서 기인하는 것들이다. 이제는 자기를 이해시키고 마음을 전하려는 시도마저 없는 것 같다. 내가 먼저 대화의 손을 내밀어 보자. 조그만 갈등쯤은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작은 노력들은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허주연 아주대 인문학부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