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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선관위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제시

입력 | 2005-02-02 17:48:00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장소를 법으로 제한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됩니까?”

4월 재·보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전 국회의원 A씨는 현행 선거법에 대해 이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후보자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지 못한다면 오히려 과거와 같은 조직 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지난해 17대 총선에서 홍보 스티커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를 뻔 했다. 지지자들이 선거법 위반 사안이었던 홍보 스티커를 자동차에 부착하고 다녔던 것. 그는 “지나친 규제 때문에 불안해서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柳志潭)는 2일 이 같은 비판을 받아온 현행 정치관계법(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에 대해 개정의견을 내놓았다. 정치권은 즉각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후보자는 준범법자?=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이 주도했던 정치관계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후 17대 총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선거비용의 투명화와 선거운동의 건전성을 높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까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선거기간 중 향우회 종친회 동창회를 전면 금지시킨 조항이 대표적인 예. 사조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지만 오히려 국민생활을 제약하고 후보자들을 예비 범법자로 몰아붙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선관위는 선거와 관계없는 경우 이를 허용해 줘야 한다는 개정의견을 내놓았다.

또 최종 정규학력을 공개했다면 ‘○○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등 유사학력을 추가 기재할 수 있다는 것이 선관위의 의견이다. 현행 선거법은 후보자가 낮은 학력을 보완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온 것을 무시하고 있다.

이 밖에 어깨띠는 후보자만 착용해야 하고 거리에서 인사하는 사람은 2∼5명 이내여야 한다거나, 인터넷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들도 정치신인들의 불만을 사왔다. 선관위의 개정의견에 초선의원들은 적극 찬성하고 있다.

▽정치에는 돈과 인력이 필요=상당수 의원들은 이번 선관위의 개정의견에 지구당 부활 등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에 관한 내용이 적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 금지 ▽1회 100만원 이상 기부자 실명 공개 ▽국회의원에게 연간 120만원 초과 기부자 인적사항 공개 등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사실상 정치권은 돈줄이 바짝 마른 상태.

영남의 한 의원은 “후원회를 해도 실명 공개를 꺼리는 지지자들 때문에 ‘푼돈’만 모인다”며 “1년 동안 모은 2000여만 원으론 정상적인 의정 및 지역구 지원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선관위가 이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들에게 후원회 개최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다.

선관위는 5명 이내로 제한된 시·도당 유급 사무원을 각 시·도 산하의 구·시·군의 수를 4로 나눈 수만큼 둘 수 있도록 개정의견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시의 기간당원이 조만간 5만 명을 넘을 전망인데 5명이 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정치선진화를 위해서는 서울시의 경우 최소 20명의 사무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전 의원은 “정치에 돈과 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행법이 규정한 정도로도 충분히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며 “정치권에 개정의견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정치관계법과 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법률내용현행개정의견선거법선거권 연령20세19세국외부재자 투표-대통령 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허용향우회 종친회 동창회 개최선거기간 중 일절 금지선거와 관련 없는 경우는 허용선거홍보 피켓, 스티커 부착금지정해진 범위 내의 선거관련자들은 가능인터넷 선거인터넷 광고 금지, 인터넷 실명제 실시인터넷 광고 허용, 인터넷 매체가 발급하는 ID기록 후 게재 가능

선거관리사 제도-도입정당법시도당의 유급사무원 수시도별 5명 이내로 제한최소 5명. 시도 안의 구시군의 수를 4로 나눈 수만큼을 둘 수 있음

정당 정책토론회 의무화선거일 90일 전부터 후보자 등록신청개시일 전일까지 월 1회 이상 개최선거가 없는 평시에도 연간 1회 이상 개최정책연구소의 활동실적 공개-연간 활동실적을 백서로 발간하고, 인터넷에 공개정치자금법지방자치단체장 예비후보자 및 후보자후원회 결성 및 정치자금 모금 불가가능당비납부 상한제-1인 월 1000만 원, 연간 6000만 원 초과 납부 금지국고경상보조금의당비 연동제-경상보조금은 정당의 전년도 당비납부총액을 초과할 수 없어정책연구소 보조금선관위가 정당에 지급하면 정당이 연구소에 지급선관위가 정책연구소에 직접 지급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