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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주일의 키워드]‘쾌걸춘향’ 2주연속 톱10 ‘쾌재’

입력 | 2005-02-03 15:32:00

드라마 '쾌걸춘향' -동아일보 자료사진


직장에 따라 최대 9일에 이르는 설 황금연휴를 맞아 누리꾼(네티즌)들의 검색 손길도 분주했다. 최대 관심사는 귀성길 교통상황. 미리 도로 상황과 고속도로 진입구간 등을 점검하려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집에서 연휴를 즐기려는 누리꾼들도 많아 ‘설날 영화’ 키워드가 검색 순위 4위에 올랐고 ‘설 연휴 방송 편성표’의 검색 순위도 급상승했다. 설 연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레저, 여행 관련 키워드의 검색 빈도가 부쩍 늘었다.

검색 순위 2위에 오른 ‘4급 현역’은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대학생들을 현역으로 입대시키기로 한 병무청의 방침에 누리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급상승한 키워드.

3위는 현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하고 있는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 설기현이 뛰고 있는 ‘울버햄프턴’과의 경기 도중 설기현을 상대로 닭이 퍼덕거리는 모습의 몸짓을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앙리가 인종차별 반대를 말하면서 동양인을 상대로 비하하는 듯한 몸짓을 했다’고 분개하고 있지만 선수들끼리의 단순한 조롱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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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는 세계 격투기 대회 중 하나인 ‘K-1’이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격투기 선수 레이 세포. 고속철 천성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100여 일을 단식 투쟁 중인 지율스님을 걱정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TV드라마 ‘쾌걸춘향’은 2주 연속 인기 검색 순위에 올라 폭발적 인기를 과시했다. 팬 카페에는 벌써 10만여 명이 가입했고 남녀 주인공인 한채영, 재희를 검색하는 누리꾼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8위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P2P 프로그램인 ‘winmx’. 저작권법 강화 움직임이 보이자 누리꾼들이 외국에서 제공하는 P2P 서비스로 몰리고 있는 것.

9위는 초콜릿. 예년 같으면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하는 누리꾼들의 검색이 더 잦았을 키워드이지만 올해엔 설 연휴와 겹쳐 위력이 감소된 듯하다.

10위는 CF계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고은아가 차지했다. 밴드 ‘러브홀릭’의 뮤직비디오와 휴대전화 CF 등에 출연했으며 ‘리틀 김희선’이라 불리는 신인이다.

조희제 다음검색 분석실장 ouyaa@daumcorp.com

▼‘대학생 4급 현역’ 학력 역차별 논란▼

병역과 관련된 문제는 늘 인터넷의 핫이슈다. 이번 주엔 ‘4급 현역’ 문제가 검색 순위 2위에 오르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지금까지 징병검사 결과 4급 판정자는 보충역에 배치되어 왔지만 병무청은 지난달 27일부터 대학 학력을 가진 4급 판정자는 현역에 배치하는 것으로 병역처분 기준을 수정했다.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어지자 병무청은 1일 “4급 중 대학학력자를 현역 판정하는 것은 우수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현역병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사회적 형평에도 맞기 때문”이라면서 “4급 현역은 주로 상근예비역으로 우선 선발하고 현역병으로 근무하게 되는 경우에도 강한 체력이 요구되지 않는 행정 분야 등에 근무시키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카투사 등 특기병 지원 자격은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병무청 홈페이지와 안티병무청 카페(cafe.daum.net/marinkorea)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요란하다.

논란은 두 가지로 집중된다. 첫째는 ‘병역처분 기준에 대한 수정 없이 이전엔 신체상태가 현역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던 4급 판정자들에게 갑자기 현역 복무를 하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 한 누리꾼은 “4급 판정 대상이 되는 질환 중에는 통원치료 등이 동반되지 않으면 더욱 악화되는 항목들이 많은데 그 대표적 경우가 천식과 아토피”라면서 “한국의 어떤 내무반도, 먼지와 세균으로부터 일반 가정환경만큼 자유롭지 못하며 이들 환자에겐 치명적인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나는 ‘4급 판정자들 중 대학생들만 현역 처분을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 한 누리꾼은 “4급 판정을 받는 데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지만 첫째가 질병, 둘째가 수형사실, 셋째가 학력”이라면서 “이 가운데 군 복무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학력’이 아니라 ‘질병’이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대학학력이 특권도 아니고, 이로 인해 질병이 낫는 것도 아닐뿐더러 수형사실이 면제가 되는 것도 아닌데, 같은 신체등위 판정자들을 두고 학력을 기준으로 법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병역처분기준이 바뀐 까닭은 현역병 복무기간이 2개월 줄고 20세 이상 남자의 수가 감소 추세여서 ‘병역자원’이 부족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한 누리꾼은 “지금 이 상태로는 갈수록 출생률이 떨어져 장애인 남성들도 군대에 끌려갈 판이다. 근본적 해결을 하려면 남자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