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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色이다]주황 식탁보는 식사를 즐겁게 해준다

입력 | 2005-02-03 15:32:00


계절 탓도 있지만 불경기인지라 기분이 우울한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럴 때 주황색으로 활기를 되찾아보자.

빨강과 노랑을 섞어서 만드는 주황은 역동적 에너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변화를 상징한다. 또한 더운 나라의 자연에서만 존재하는 오렌지색은 이국적 느낌도 준다.

주황을 좋아하는 사람은 쾌활하고 사교적이다. 보색관계인 파랑은 사색적이고 침착한 특성을 갖지만 주황은 활동적이고 흥겨운 인상을 준다.

주황은 튀는 색이다. 그래서 주황 패션은 자칫 과시욕으로 가득 찬 허풍쟁이의 인상을 주기 쉬우므로 액세서리나 부분적인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얀 피부의 여성이 주황색 옷을 입으면 강한 색상으로 인해 인상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여름날 피부가 곱게 그을린 여성이 입는다면 더없이 활기찬 패션이 된다.

빛의 감성과 맞닿아 있는 주황은 깨달음의 색이다.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언제나 주황 옷을 입고, 인도 회화에서 신은 주황 피부색으로 빛난다.

집안이 어두운 색 일색이라면 기분을 더욱 침울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렌지색 식탁보는 식탁에 앉아있는 시간을 즐겁게 해 준다.

주황은 밝은 기분으로 유도하는 색이다. 특히 식탁에서는 주황이 식욕을 돋운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빨강과 주황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빨강은 단맛을 내고 노랑은 신맛을 연상시키지만 주황은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우울해지기 쉬운 겨울에 주황 꽃을 집안에 두는 것만으로도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이제는 안료기술이 발달해 다양한 색의 플라스틱 제품이 상용화 되었지만 1970년대 플라스틱 생활용품은 대부분 주황색이었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 주황은 한때 아방가르드의 색으로 가장 진보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눈에 잘 띈다는 이유로 광고 디자이너들이 즐겨쓰는 색이기도 하다.

색은 인간 정서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계절마다 도배를 다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소품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의 성향이 외향적이고 일이 잘 풀려 기분이 들뜬다면 서예나 수묵화, 파란 색조의 그림으로 안정감을 더해 주는 것이 좋고, 그 반대라면 주황과 같이 에너지를 자극하는 색으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성기혁 경복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khsung@kyungb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