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일본 후생노동성이 ‘인간 광우병’ 환자의 사망 사실을 발표하자 모든 언론이 속보로 전하는 등 일본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은 환자가 영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며 이미 사망해 추가 감염 우려가 없다고 일단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일본 내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분석도 있어 추가 감염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40대 후반이던 2001년 12월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1989년 한 달간 영국에서 체재한 적이 있으며 수혈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전문가들은 이 환자를 다각도로 분석했으나 ‘인간 광우병’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환자가 사망하자 정밀조사를 거듭한 끝에 인간 광우병으로 확정짓고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 환자는 전 세계에서 158명이 발생했는데 영국인이 14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의 뇌나 척수 등 신경조직을 먹으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유럽 각국과 일본은 쇠고기의 뇌와 척수를 ‘위험부위’로 분류해 유통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일본은 2001년 9월 처음으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되자 식육 소 전체에 대해 광우병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유통 시 ‘위험 부위’를 제거하도록 조치했다.
일본은 또 미국에서 2003년 12월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되자 모든 식육 소에 대한 광우병 검사 실시를 요구하며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최근 생후 2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 검사를 면제하는 등 수입 재개책이 논의됐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 내 불안감이 확산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
노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야코프병의 변형으로 분류된다. 뇌에 해면체 모양의 빈 공간이 생겨 지적 장애와 보행 곤란 증상을 나타낸 뒤 1년가량 지나면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