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갑자기 객차 안에서 “배워먹지 못한 것들”이라는 큰 고함소리가 들렸다. 한 할아버지가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에게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우렁찬 호통에 이 남자는 변명도 못하고 바로 일어났지만 다른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봤더니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었다. 다리에 장애가 있거나 크게 다친 듯했다. 노약자석을 ‘노인 전용 좌석’으로만 여기고 노인이 아닌 사람이 앉아 있다는 이유로 호통부터 치는 것은 잘못이다. 자리가 비었을 때는 누구든지 앉을 수도 있고, 외모는 젊어 보이더라도 아프거나 고통이 있어 노약자석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노인들이 막무가내로 ‘여긴 우리 자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조금 조정돼야 할 것 같다.
신연식 대학원생·서울 동작구 상도4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