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손녀들에게 공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68세 만학도가 3일 발표된 대구가톨릭대 3학년 편입시험에 합격했다.
최진영(崔鎭永·대구 중구 남산동) 씨는 6명 정원에 9명이 지원한 이 대학 일어일문학 전공(야간)에 합격해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이 달 말 졸업하는 영진전문대 일어통역학과의 졸업 점수도 100점 만점에 95.43점을 얻었을 정도로 우수했다.
6·25전쟁 등을 겪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대구초등학교와 구암중을 졸업한 최 씨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구암중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는 “자식(2남3녀)을 모두 결혼시키고 나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했다”며 2000년 대구고 부설 방송통신고에 진학했다.
공부를 위해 대구에 있는 자신의 작은 통신회사도 큰 아들에게 물려줬다.
방송고 2학년 때는 전국 60개 방송고 재학생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졸업 때는 우수 모범학생으로 금상을 받기도 했다.
합격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에게 최 씨는 특히 손자 손녀 12명에게 “할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공부하자”고 말했다.
최 씨의 둘째 아들은 경주대 전자공학 교수다.
그는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돼 3월 신학기가 몹시 기다려진다”며 “앞으로 2년 동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공부해 1등으로 졸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가톨릭대는 최 씨에게 ‘총장특별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