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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朴대표’ 리더십 시험대에

입력 | 2005-02-06 17:23:00

장애아들과 함께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6일 서울 성북구의 중증장애아 복지시설인 상락원을 방문해 장애아를 돌보고 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본격적인 리더십 검증의 시험대에 오른 듯하다.

바깥에선 여권의 과거사 공세가 거세다. 과거사 공세의 주 타깃이 박정희(朴正熙) 정권 시절에 맞춰진 만큼 박 대표도 사실상 ‘유효사거리’ 안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논란이 됐던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의를 표명하며 정면 돌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4일 의원 연찬회에서 “만약 당에서 과거사 문제로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대표직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박 대표 측은 과거사 정국에 대한 대처 방식에 박 대표의 대선 경쟁력 평가가 달려 있다고 본다.

당 내에선 박 대표의 리더십에 정면 도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해만 해도 박 대표에 대한 직접 공격은 일부 비주류 의원들에 국한됐으나 이제 소장파와 중도파 의원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일 의원 연찬회에서는 박 대표가 당명 개정 시한을 표결에 부치려 했으나 비주류 및 중도파 의원들의 벽에 부닥쳐 무산됐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지난해엔 17대 총선에서 위력을 발휘한 ‘박근혜 효과’ 때문에 의원들이 반발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거품이 걷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 측은 비주류와 소장파 의원들의 박 대표 압박의 최종 목표가 ‘낙마’에 맞춰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대선 후보군의 외연 확대’를 비롯한 성급한 대선 논의가 터져 나오는 게 심상치 않은 징후라는 것.

박 대표 측이 잠재적 대선 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특히 이 시장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국방부를 제외한 정부 부처를 충남 연기-공주로 옮기자는 정부 여당의 수도 이전 후속대책과 이에 대한 박 대표의 대처방식을 동시에 비판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설 연휴 직후 본격적으로 벌어질 국가보안법 등 3개 쟁점법안과 수도 이전 후속 대책 협상은 ‘박근혜 리더십’이 넘어야 할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