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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한국, 쿠웨이트 꺾고 서전 승리… 월드컵 최종예선

입력 | 2005-02-09 20:40:00



‘한국축구는 웃고 북한축구는 울고…’

민족최대의 명절 설에 남북축구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6회연속 본선진출을 향한 상쾌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06 독일 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경기에서 전반 24분 이동국의 선제골과 후반 35분 이영표의 추가골로 2대0의 완승을 거뒀다.

반면 북한은 B조 첫 경기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석패, 고개를 떨궜다.

새해 들어 가진 네번의 평가전에서 2무 2패를 기록,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본프레레호는 이날 쿠웨이트전 완승으로 가장 중요한 일전에서 기분좋은 새해 첫승을 따내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순항을 예고했다.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성적은 7승 5무 3패가 됐으며 쿠웨이트와의 역대 국가대표팀간 전적도 7승 3무 8패로 열세의 격차를 좁혔다.

한국-쿠웨이트전은 전반 볼 점유율 72%-28% 슈팅수 9-1(유효슈팅수 4-0) 코너킥수 7-0이 보여주듯 한국이 쿠웨이트를 압도한 경기였다.

전반 8분 설기현의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10분에는 이동국이 문전의 이천수에게 날카로운 센터링을 연결하며 쿠웨이트 문전을 위협해 나갔다.

새해 첫 승의 축포를 터뜨린 것은 역시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의 몫이었다. 이동국의 선제골은 지난해 12월 독일과의 친선경기에서 선보인 환상적인 발리슛을 그대로 재현한 듯 했다. 전반 24분 김남일이 아크 오른쪽의 이동국에게 크로스한 볼을 쿠웨이트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내자 이동국이 논스톱으로 왼발 발리슛, 상대 왼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네트로 빨려들어간 것.

이날 경기전까지 1998년 이후 중동 국가들과 가진 21번의 경기에서 15골을 터뜨린 ‘중동 킬러’이자 본프레레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뛴 10경기에서 8골을 기록한 이동국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한골에 만족할 수 없다는 듯 태극전사들은 더욱 거세게 쿠웨이트를 몰아붙였다. 27분에는 설기현의 왼발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선방에 막혔고 35분에는 이천수가 아크 정면에서 직접프리킥을 시도, 골대를 살짝 비켜나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은 한국은 스트라이커 바샤르 압둘라를 투입한 쿠웨이트에 간혹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견고한 수비로 이를 무력화 시켰다.

한국의 승리를 확인시킨 것은 ‘네덜란드 태극듀오’ 박지성과 이영표. 후반 33분 박지성의 중거리슛이 쿠웨이트 골문 옆그물을 흔들며 아쉬움을 남긴 것도 잠시, 곧 멋진 합작 쐐기포가 터졌다.

35분 박지성이 아크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영표에게 볼을 연결, 이를 잡은 이영표가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쿠웨이트 오른쪽 골네트를 가르며 추가골을 터뜨린 것.

이후 한국은 의욕이 꺾인 쿠웨이트에 막판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별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월드컵 최종예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일본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일본의 B조 첫 경기에서는 일본이 후반 인저리타임때 터진 오구로 마사시의 극적인 결승골로 북한을 2대1로 꺾고 힘겨운 첫승을 기록했다.

일본은 전반 3분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오가사와라 미쓰오가 직접프리킥을 시도, 북한의 왼쪽 골네트를 가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반격에 나선 북한은 후반 16분 남성철이 아크 왼쪽 모서리지역에서 왼발 중거리슛, 일본의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데 성공했다.

‘일본 원정경기 무승부’라는 값진 성과를 눈앞에 둔 북한은 그러나 후반 인저리타임때 문전 혼전 중 일본의 오구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또다른 A조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경기는 양팀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승점 3)은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이상 승점 1)-쿠웨이트(승점 0)를 따돌리고 A조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한국은 오는 3월 26일 사우디 다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예선 A조 두번째 경기를, 북한은 3월 2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바레인과 B조 두번째 경기를 각각 치른다.

고영준 예스스포츠 기자 hotba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