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장.
‘디지털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미국 반도체업체인 AMD 등과 손잡고 100달러(약 10만 원)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노트북 컴퓨터보다는 약간 성능이 떨어지지만 14인치 컬러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와 AMD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쓰고 운영체제(OS)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대신 공짜인 리눅스 체제를 탑재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판매 중인 노트북 컴퓨터는 최저 1000달러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10분의 1로 낮춘다는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노트북 컴퓨터는 사실상 ‘가격파괴 혁명’을 맞게 된다.
이러한 노트북 컴퓨터의 가격 파괴는 이미 국내외에 현실로 다가오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일본 소니는 1월 말부터 자사(自社) 노트북 컴퓨터 ‘바이오’ 시리즈의 인터넷 판매가격을 9만9800엔(약 100만 원)으로 내려 가격 파괴 움직임에 가세했다.
이 노트북 컴퓨터는 미국 델과 HP처럼 인터넷으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주문받아 조립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소니는 일본 내에서 델과 HP 등에 점점 밀리면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자 이 같은 초저가형 노트북을 내놓게 된 것. 그러나 소니코리아는 “일본과 같은 초저가의 바이오 제품을 한국에 들여오거나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델은 작년 11월 말 99만9000원(부가가치세 별도)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내놓았고 삼보컴퓨터는 한 달 뒤 99만9000원(부가세 포함)짜리 ‘에버라텍 5500’ 제품을 선보였다.
삼보컴퓨터는 “초저가 노트북 컴퓨터는 작년 12월 말부터 한 달 동안 8000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소비자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