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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기 보유선언 파장]강경한 국제사회

입력 | 2005-02-11 18:13:00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에 대해 국제사회에 강경 대응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강경파의 목소리 강화=일본 국회는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열어 북한 문제에 대해 집중 심의를 벌이기로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북한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압력’의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경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경제 제재를 주저할 필요가 없어졌다. 여건은 갖춰졌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으로 대북 제재 여론이 커지는 것은 물론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려는 방위청의 군비 확장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사회 일각에서는 9일 열린 북한과 일본의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를 계기로 혐북(嫌北) 감정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이번 사태로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비난 목소리 높인 러시아=북한의 주요 후원국인 러시아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10일 “북한 지도부가 진정으로 6자회담에서 탈퇴하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난했다.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등 언론들도 “북한의 과격한 행동이 한반도 사태의 조기 해결 희망을 완전히 지워버렸다”며 “북한의 핵 보유는 한국 일본 대만의 핵무장으로 연결되는 ‘핵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반응에는 북한에 대한 배신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북한 지도부와 ‘핫라인’을 유지하며 북한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해 왔으나 이번 사태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6자회담 복귀 촉구=6자회담 주최국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중국은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6자)회담이 계속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것이 북한의 마지막 입장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면서 “주변국이 노력하면 북한이 다시 회담 테이블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사국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북한은 아주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독일 정부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의무사항을 완벽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이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