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장애인시설인 우성원 내 직업재활시설에서 장애인과 서울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빨랫감을 정리하고 있다. 황태훈 기자
《12일 오전 10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정신지체장애인 보호시설인 ‘우성원’. 시설 내 한 가건물 안에서 지체장애인 20여 명이 인근 호텔, 사우나, 찜질방에서 가져온 수건, 옷, 이불보 등 빨랫감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분류해 세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서울시 산하 시설관리공단 직원 10여 명도 빨랫감을 옮기고 건조된 세탁물을 깔끔하게 접는 일을 거들었다.
두 자녀와 함께 우성원을 찾은 공단 도로관리처의 이장근 씨(46)는 “장애인들 스스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이 씨의 딸 건희 양(18)은 “장애인 아저씨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영혼이 참 맑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도 자주 우성원을 찾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성원에는 모두 160명의 지체장애인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41명이 세탁을 하거나 쇼핑백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보통의 장애인 봉사는 ‘씻겨주고 먹여주는’ 일방적인 봉사가 대부분. 그러나 이곳에선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에게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는 것부터 건조, 다림질, 정리까지를 하나하나 세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장애인이 작업장의 중심이고 자원봉사자는 보조인 셈.
우성원은 지난해 초 세탁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장애인이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을까’하는 편견 때문에 일감을 거의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여 개 업소에서 일을 부탁할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장애인들의 월평균 급여는 50만 원 내외. 보수가 적은 편이지만 ‘노동의 즐거움’을 알게 된 덕분인지 이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장애인 전모 씨는 “빨랫감을 받아오기 위해 오전 5시부터 움직인다”며 “몸은 고되지만 매달 통장에 돈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성원 같은 직업재활시설은 전국에 약 190개, 서울에만 60여 개가 있다. 일반고용이 어려운 정신지체장애인이 직업훈련을 받거나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성원의 조숙자 직업재활팀장은 “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에게 자립할 기회를 주고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며 사회성을 익히는 장점이 있다”며 “일회성 봉사보다는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 문의는 02-428-0870∼1
비장애인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참여하려면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www.kawid.or.kr)나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www.jjang2.or.kr)에 신청하면 된다. 장애인이 직업재활시설에서 직접 만든 모자, 과자, 각종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봉사 안내 연락처 및 관련 판매용품점명칭연락처비고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02-718-9363∼5장애인 시설 봉사 및 상품 안내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02-926-3308,3318우성원02-428-0870∼1세탁물 보조 봉사서울 곰두리02-595-3833사무용품 의류 공예품 액세서리 판매동천모자02-974-2950모자 판매. 한일월드컵 공식 협력업체코이노니아02-985-3061각종 카드 판매위캔031-969-3535호두 땅콩 초콜릿 등 다양한 과자 주문제작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