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방문길에 미국 대학농구 명문 노스캐롤라이나대(UNC)와 클렘슨대의 경기를 볼 기회가 있었다.
전반 스코어는 27-27. 평균 득점 90점대로 득점 1위를 달리던 UNC가 전반에 30점도 못 넘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격의 출발점인 가드는 드리블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압박수비에 시달렸고 포워드나 센터 역시 철저한 봉쇄를 당했다.
그 후 UNC 로이 윌리엄스 감독의 배려로 훈련 과정을 참관했는데 선수들은 2시간 30분 동안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공격과 수비 훈련에 몸을 던졌다. 치열한 강압수비를 뚫으려다 보니 공격선수에게 개인기는 필수. 창조적인 농구(creative play)가 중요시되는 이유다.
시즌 막판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뜨거운 국내 프로농구를 보자. 팀마다 11경기씩을 남겨둔 가운데 공동 4위 SBS와 KCC가 안정권에 든 것으로 보여 6위 SK(21승22패)와 7위 삼성(20승23패)이 한 장 남은 티켓을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을 27승(27패)으로 볼 때 앞으로 6, 7승은 더 챙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SK와 삼성 모두 창조적인 플레이에 신경을 쓸 때다. 실점 3위, 득점 8위로 공격력이 빈약한 SK는 개인기가 좋은 조상현 황진원과 포스트맨 전희철 프리맨이 마음껏 슈팅할 수 있도록 유도해서 득점력을 높여야 희망이 있다.
반면 득점 4위, 실점이 9위로 수비가 취약한 삼성은 화려한 공격보다는 궂은일인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안준호 삼성 감독, 이상윤 SK 감독의 머리싸움이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