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어떤 교수님 수업이 점수 따기 좋아요? 공부하기 편한 강의는요?”
“○○과목이 좋아. 시험 때만 공부해도 괜찮은 점수가 보장된다고 알려져 있거든.”
요즘 대학 캠퍼스는 새 학기에 공부할 강의 시간표를 짜느라 분주하다. 삼삼오오 모여 어떤 강의를 신청할지 서로 가능한 시간대를 맞춰가며 시간표를 작성하는 학생들. 이들의 대화는 어느 교수의 무슨 수업을 신청해야 공부하기도 편하고 점수를 쉽게 받을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언제부터인가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학생을 나머지 학생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 분위기가조성돼 있다. 영화나 TV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국 대학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장면을 여러 번 본 기억이 나지만 우리나라 대학은 사뭇 다르다. 교수님 말씀을 부지런히 노트에 받아 적느라 손놀림만 바쁠 뿐이다.
수강신청 단계에서부터 이미 그런 풍경이 ‘예정’돼 있는 것이다. 고민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수업은 아예 수강신청에서 기피대상이다. 이수 학점이 같은데 굳이 힘들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수업을 들을 이유가 없다는 계산인 것이다.
대학생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하겠지만 이를 학생들의 탓으로만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개인의 경쟁력을 ‘점수’와 ‘등급’만으로 판단하는 이 사회 역시 대학생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노력하는 공부 방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탓’, ‘사회 탓’은 끝이 없을 터. 어려운 과정을 자처해서 수강하는, 그래서 사고의 폭과 경험을 넓혀가는 기회를 올해는 반드시 만들어야겠다.
김지은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