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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장애인 차별없는 세상을 향하여…

입력 | 2005-02-14 18:51:00


《한 청각장애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 대학의 전임교수로 임명됐다. 반면, 한 시각장애인은 각고의 노력 끝에 18일 특수교육 석사 학위를 받지만 교사로 진출할 길이 막혀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청각장애 나사렛대 이주애씨 베이징 리엔허대 전임교수로▼

▽“외국 대학 교수 됐어요”=충남 천안의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 국제수화통역과 졸업예정자인 이주애(李珠愛·29·청각장애 2급) 씨는 3월부터 중국 베이징리엔허(北京聯合)대 특수교육대학에서 수화를 통해 ‘한국 수화’와 ‘한국 문화’ 등의 과목을 가르친다.

어린 시절 고열로 청각장애를 갖게 된 그는 한국구화학교에서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침례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수화 보급을 위해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에 입학했다.

그가 중국 교단에 진출하게 된 것은 한국 수화에 대한 수요가 학문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많아지고 있기 때문.

이 대학에 따르면 한국 수화는 비록 중국 수화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그동안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 이제는 중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

이 씨는 “중국에서 한국 수화 전문가를 많이 양성해 두 나라 청각장애인 간의 가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선교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사렛대 국제수화통역과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의 수화를 모두 배우는 이색학과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워졌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국 수화가 가능한 인물이다.

▼시각장애 석사학위 황선경씨 사회편견 딛고 정교사꿈 키워▼

▽“음악교사의 꿈 이룰 수 없나요”=대전 맹학교에서 안마와 침술을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 황선경 씨(34·시각장애 1급)는 18일 대구대에서 특수교육 석사학위를 받고 특수교사자격증도 받는다. 이에 앞서 2002년에는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음악중등정교사자격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루 15시간씩 노력한 결과지만 음악교사의 꿈은 멀어만 보인다. 전국 12개 시각장애인학교 가운데 11곳의 음악교사는 모두 일반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다 일반학교의 음악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사를 보려 해도 점자 수험서가 없어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

그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왼쪽 시력을, 17살 때에는 오른쪽 시력마저 잃었지만 음악교사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 수업 내용을 모두 녹음해 반복해 듣고 동급생들의 필기공책을 빌려 점자로 번역해 외우는 등 혼신의 힘을 기울여 한성신학대 종교음악과를 거쳐 청주대 음악교육과에 편입해 수석 졸업했다.

황 씨는 청주대 편입 당시 장애인 시설을 완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서접수를 거부하는 학교 측과 맞서 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