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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찬호-희섭-대성 등 9명 빅리그 생존경쟁 돌입

입력 | 2005-02-15 17:51:00


‘적자생존’의 정글 법칙이 지배하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막을 올린다.

16일 스프링트레이닝을 먼저 시작하는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와 신생팀 워싱턴 내셔널스를 필두로 17일과 18일 각 팀이 일제히 겨울 훈련에 들어간다.

빅리그 캠프에 참가하는 한국인 선수는 모두 9명. 겨우내 훈련과 휴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해온 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올 시즌 농사를 준비한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LA다저스)은 2005시즌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LA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뒤 외야수인 거포 숀 그린(애리조나)과 1루 자리를 나눠 맡았던 최희섭은 그린의 이적으로 ‘무주공산’이 된 1루 자리를 차지했다.

LA지역 언론들은 ‘반쪽짜리 선수’라며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다저스의 폴 데포데스타 단장은 최희섭 편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최희섭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 지난해 그가 거둔 성적(15홈런 46타점)만큼만 해준다면 우린 만족이다. 그의 어린 나이를 생각해 보라”고 장래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맏형’ 격인 박찬호(텍사스)는 올해 반드시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텍사스와 6500만 달러에 5년 장기계약한 뒤 3년간 쌓은 승수가 고작 14승이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14일 “올해도 박찬호가 실패할 경우 텍사스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조기 퇴출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던 박찬호는 다행스럽게도 지난 시즌 막판부터 150km대의 구속을 회복했다. 타격만 강하고 선발진이 약한 텍사스로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박찬호의 재기가 절실하게 필요한 형편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고작 6경기에 출전한 김병현은 상황이 암울하다. 이미 보스턴엔 선발들이 넘쳐난다. 에이스 커트 실링과 데이비드 웰스에다 매트 클레멘트, 웨이드 밀러, 팀 웨이크필드에 아론슨 브로요까지 있다.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선발 실험이 실패한 김병현은 일단 불펜으로 보직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연봉이 비싸지만 마무리 경력이 있는 그를 호시탐탐 노리는 팀들이 있어 트레이드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무대 ‘루키’ 구대성은 이변이 없는 한 개막전부터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어갈 게 확실하다. 시범경기에선 성적에 상관없이 미국 타자들의 스타일과 심판 스트라이크존 파악이 급선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

선인장리그(Cactus league)와 자몽리그(Grapefruit league)로 나뉜다.

스프링캠프는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잘 내리지 않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주에서 이뤄지는데 각 주의 명물을 빗대 선인장과 자몽이란 이름이 붙었다.

자몽리그는 1914년, 선인장리그는 1945년부터 각 리그에 여러 팀들이 모이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전지훈련을 하는 국내와는 달리 메이저리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시범경기도 함께 열려 3월 한 달간 각 리그에 속한 팀들끼리의 대결로 진행되는데 플로리다는 교통문제 때문에 주로 동부와 서부로 나눠 대진이 짜여진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정규 스케줄 외에 분리경기(Split squad games)와 B게임도 있다. 분리경기는 한 팀이 홈과 원정의 2개 팀으로 나눠 하는 것. 주로 홈경기엔 주전, 원정경기엔 유망주들이 출전한다. B게임은 정규 시범경기를 하기 전이나 끝낸 뒤 이닝이나 투수교체 등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실시하는 연습경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