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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행기 투하式 핵무기 1,2개 가진듯”

입력 | 2005-02-15 18:13:00


국가정보원은 15일 “북한이 재래식 핵무기를 한두 개 개발했을 수는 있지만, 그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은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보고했다. 국정원은 특히 이날 북한 핵무기의 공중투하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핵 보유 선언으로 고조된 불안감을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도 샀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은 “대부분 알려진 사실”이라며 국정원의 부실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핵무기가 있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준=국정원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면 미국이 1945년 8월 B-29 폭격기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무기와 유사할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투하된 핵무기의 무게는 각각 4.04, 4.67t.

국정원은 “핵탄두의 무게가 500kg 미만이 돼야지만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미사일 탑재에 적합할 정도로 가벼운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최소한 무게가 2∼3t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방부가 펴낸 국방백서에도 북한의 기술은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정밀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돼 있다. 따라서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최대 3t까지 적재가 가능한 IL-28 폭격기에 실어 투하할 수밖에 없다는 게 국방부의 분석이다. 국정원 관계자도 이날 “북한이 비행기에 실어 투하할 수 있는 재래식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서 미사일에 탑재된 핵무기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 핵 기술 유출 가능성 없나=국정원은 북한이 핵물질 또는 핵무기 개발 기술을 해외로 유출했을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그동안 기술을 유출했을 가능성은 낮고, 당분간 유출할 가능성도 없다”고 답했다.

이에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공성진(孔星鎭) 의원이 “그렇게 낙관하는 배경이 뭐냐. 판단 근거를 제시하라”고 몰아붙이자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은 럭비공처럼 행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며 물러섰다.

국정원은 또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일 방안을 묻는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는 등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