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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북핵대응 전략]“韓美 한목소리” 조율나선 힐

입력 | 2005-02-15 18:13:00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그와 친분이 두터운 한국 측 수석대표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긴밀한 협의 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폴란드 대사를 지낸 힐 대사는 최근 사석에서 “송 차관보와는 2001년부터 2년간 폴란드에서 같이 대사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며 “우리의 동맹은 바르샤바조약”이라고 두 사람의 친분을 설명한 바 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송-힐’ 라인이 주목받는 이유다.

힐 대사는 당분간 서울에 머무르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송 차관보도 17일경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북핵 문제를 협의하고 중국이 북한 측에 6자회담의 조속한 복귀 등을 설득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힐 대사와 송 차관보가 6자회담의 수석대표로서 공식적인 협의를 갖는 것은 송 차관보가 방중을 마친 뒤인 다음 주쯤이 될 전망이다.

힐 대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실세 외교관. 특히 북한 핵문제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으로 빚어진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최근 한국 내 지인들에게 “북핵 문제의 해법을 둘러싼 한미간의 미묘한 입장차를 좁히고 양국간 ‘신뢰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어 한미 동맹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 차관보는 대표적 미국통이자 현실주의자이다.

그는 “한국에 북핵 문제는 생존이 걸린 문제지만, 미국에는 ‘핵 비확산’이란 세계 전략의 문제”라며 “미국이 ‘체스판’(비확산 전략)을 제시하면 한국은 ‘장기판’(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론을 피력해 왔다.

한미가 ‘한번 체스를 뒀으면, 다음은 장기를 두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양국의 국익이 함께 실현되는 방향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