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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박인숙씨 안무 ‘마리아 콤플렉스Ⅱ’

입력 | 2005-02-16 19:03:00

안철민 기자


《박인숙 한성대 교수가 안무한 ‘마리아 콤플렉스 Ⅱ’가 15, 16일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생명의 신성함을 참신한 연출 감각과 다양한 아이디어로 보여주어 화제를 모은 이 공연은 DVD로도 제작된다. 무용평론가 장광렬 씨가 이 공연을 보았다.》

무대 위에서 예술가들의 빛나는 상상력과 맞닥뜨릴 때, 더구나 그 속에서 강렬한 메시지를 얻게 될 때 공연예술의 감동은 배가된다. ‘마리아 콤플렉스 Ⅱ’는 막이 내릴 때 잔잔한 여운이 가슴 속으로 퍼져가는 따뜻한 작품이다.

영상과 크로스오버를 통한 표현 영역의 확장, 극장예술의 여러 요소들이 하나의 무대예술로 융합되는 협업 작업, 안무가가 중심이 돼 빚어내는 세련된 연출 감각 등은 평론가 박용구 등이 주창한 심포닉 아트(교향적 예술)의 사례가 될 만큼 참신했다. 안무자 박인숙은 낙태에 대한 죄의식을 상징하는 ‘마리아 콤플렉스’란 새로운 용어를 들고 나와 동정녀 마리아의 잉태와 낙태 사이의 미묘한 상징성을 축으로, 다양한 장면 설정을 통해 생명의 신성함을 부르짖고 있다.

80분 동안 시종 관객의 시선을 무대 위로 모은 요인은 실재와 상징의 공간으로 이원화된 가변형의 무대미술과 적절한 시점에서 선명한 내용으로 어필하는 영상, 그리고 그 간극을 파고드는 동선의 기막힌 버무림 때문이었다.

안무자가 설정한 장치들은 어느 것 하나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고 적절하게 기능한다. 짧게 끊어지는 태아의 울음소리와 흥얼거림 등 사람의 목소리를 활용한 음악 구성도 청각적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자궁 안에서 박동하는 생명의 신비와 회색빛 콘크리트 벽이 풍기는 현대사회의 비정함이 교차하는 장면, 자궁 속 태아들의 미동을 핏빛 천을 활용해 춤으로 형상화한 장면 등은 압권이었다.

더구나 수술을 앞둔 산모의 심리를 연극적 장치로 풀어낸 점이나 드라마를 살려내기 위해 오브제를 적절하게 활용한 점 등은 이 작품을 국제무대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만한 수준작으로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성(性)과 생명의 귀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메시지도 강렬했다.

장광열 무용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