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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도 해봐요, 휴대전화 게임”

입력 | 2005-02-17 17:20:00


휴대전화는 이제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휴대전화를 통화하는 데만 쓴다면 구세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휴대전화용 콘텐츠가 엄청나게 많지만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 게임. 휴대전화를 통화하는 데만 이용하는 30, 40대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상당히 많다.

30대 이상인 그대, 휴대전화를 게임기로 한 번 써보는 건 어떨까.

▽왜 휴대전화 게임인가=직장이 있는 광화문까지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나모 씨(34·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틈틈이 휴대전화 게임을 즐긴다. 그는 “지하철에서 몇 정거장을 갈 때처럼 책을 꺼내 읽기에 시간이 어중간할 때는 휴대전화 게임이 딱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게임은 맨 처음에 딱 한 번만 접속해 내려받으면 휴대전화에 게임이 저장된다. 더 이상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처음 내려받을 때에는 용량에 따라 1500∼2000원이 든다. 휴대전화엔 자판이 몇 개 없어서 게임은 지극히 단순하다. 심각하게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하나면 충분하다.

▽어떤 게임이 있나=이동통신 3사에 30, 40대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SK텔레콤은 골프 낚시 고스톱을 추천했고, KTF는 노래방 오목 장기 등을 권했다. LG텔레콤은 갤러그와 1942 같은 추억의 게임을 소개했다.

3사의 추천 리스트에 모두 들어간 게 바로 고스톱이다. 최근에는 이용자와 휴대전화가 맞붙는 ‘맞고’ 게임이 인기라고 한다. 삼국지의 스토리를 빌려온 것도 있고 연예인이 게임 도중에 등장해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도 있다.

▽체험기=우선 휴대전화로 이동통신업체가 제공하는 무선 콘텐츠 서비스에 접속한 후 게임 카테고리로 이동했다. 요즘 휴대전화엔 대부분 한 번만 누르면 접속할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다.

골프 게임을 선택한 후 내려받았다. 화면에서 시키는 대로 몇 번 ‘확인’ 단추를 누르면 게임이 설치된다. 2000원. 드디어 게임 시작. 익숙해지는 데 10분쯤 걸린다.

이번 홀은 파4에 438야드. 내가 선택한 캐릭터가 여자였기 때문에 드라이버 비거리는 210야드다. 힘을 최대로 설정한 후 휘둘렀다. ‘나이스 샷’ 신호가 화면에 표시된다. 공은 페어웨이 중간에 정확히 안착했다. 다시 한 번 드라이버를 휘둘러 37야드를 남겼다. 화면에는 맞바람이 초속 2m로 분다는 표시가 나온다. 실감난다. 피칭웨지를 꺼내 힘의 세기를 3분의 1로 설정한 후 다시 스윙….

게임은 단순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클럽을 고르고 코스 공략법을 생각하는 등 머리를 써야 할 때도 있다. 상당히 재미있다. 금세 한 시간이 흘러갔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