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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동숭동 낙산공원

입력 | 2005-02-17 18:26:00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은 유명세에 비해 높이는 해발 129m로 서울 남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파리의 야경이 멋있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명소가 됐다.

서울 도심에도 몽마르트르 못잖은 정취 있는 언덕이 있다. 종로구 동숭동의 낙산공원이 그곳.

높이(125m)도 비슷하고 ‘문화의 거리’인 대학로 주변에 있으며, ‘파리의 연인’ ‘불새’ 등 TV 드라마 야경 장면의 단골 촬영장소일 정도로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높이지만 생긴 모양이 낙타 등처럼 볼록하게 솟았다고 해서 ‘낙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마로니에공원을 지나 500m쯤 오르면 경복궁, 종묘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부터 혜화문과 흥인지문 방면 양 방향으로 펼쳐진 성곽 역사탐방로는 여러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사랑을 속삭였던 전망 좋은 길. 탐방로 옆으로 보이는 성곽이 조선시대 한양의 경계인 서울성곽(사적 10호)이다.

서울성곽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직후인 1396년 당시 연인원 11만여 명을 동원해 지은 성벽. 현재 낙산공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서울성곽은 2.6km 정도.

낙산공원은 2002년에 문을 열어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비교적 호젓하다. 혜화역 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어가거나 1, 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 6호선 창신역 4번 출구에서 낙산공원행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밤에도 문을 닫지 않으나 주차시설은 협소한 편. 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naksan)를 참조하면 된다.

주말에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한다면 대학로를 찾아 낮 시간에 연극 한 편을 본 뒤 주변 맛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해질 무렵 낙산에 올라 야경을 보는 것도 좋겠다. 대학로 극장들의 공연 일정은 인터파크(www.interpark.com)나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로니에공원에서는 노천 공연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리며 바로 옆 마로니에미술관(www.kcaf.or.kr)에서는 무료 기획전도 잦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로봇 관련 전시물 3500여 점을 갖춘 종로구 명륜동의 로봇박물관(www.robotmuseum.co.kr, 02-741-8861)도 가볼 만하다. 또 짚에 관한 민속자료 3500여 점과 연장 200점을 전시하고 있는 명륜동의 짚풀생활사박물관(www.zipul.com, 02-743-8787)도 볼거리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