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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부장급 명퇴자에 '4억원 퇴직금 잔치'

입력 | 2005-02-18 15:28:00


지난달 출범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최고 4억400만 원까지 지급하는 '퇴직금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 회비와 투자자들이 내는 거래수수료를 받아 살림을 꾸려가는 거래소가 주주인 증권사보다 훨씬 많은 퇴직금을 준 것에 대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한 100여 명에게 퇴직금 외에 평균 24개월 치 임금을 명퇴금으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옛 증권거래소에서 15년 가량 근무한 팀장급이 1억5000만 원, 외환위기 후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지 않은 부장급 인사는 4억400만 원을 퇴직금(명퇴금 포함)으로 받았다.

이 같은 퇴직금 규모는 최근 명퇴를 실시한 삼성증권이 18~19년차 부장급에게 1억원 안팎의 퇴직금(특별퇴직금 포함)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직원은 "거래소 주주인 증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며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펑펑 쓴 거래소를 보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번다'는 얘기가 딱 맞다"며 "3대가 덕을 쌓아야 거래소에 다니는 자손이 나온다는 얘기기 빈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적자 등 경영상 이유가 아니라 기관 통합에 따른 인사 정책으로 진행된 명예퇴직인 만큼 일정 부분의 보상이 필요했다"며 "증권사와는 달리 기본금 비중이 높고 근속연수가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