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용의 그림책이 좋은가는 아이의 정신적 성장 정도에 따라 다르다.
보통은 연령과 성장 정도가 일치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특히 성격이 강한 아이에게 책을 골라줄 때는 아이의 의견과 성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권장 도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0∼2세 아이에게는 인지 위주의 그림책을, 3∼5세 아이에게는 의식주의 기본 생활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 가족 관계를 다룬 그림책을 권하고 싶다. 6∼8세 아이에게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창작 그림책이나 단순한 내용의 과학 그림책이 적당하다.
유아 시기에는 지나치게 무서운 이야기나 슬픈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아는 감정이 빠르게 전달될 뿐 아니라 때로 이야기 속의 내용과 현실을 혼돈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피자놀이를’(보림)처럼 유아가 즐길 만한 유머가 담긴 책은 유아의 슬픔이나 분노를 위로해준다. 그러나 우스개 이야기 위주로만 다룬 책은 좋지 않다. 다루기 어려운 주제일수록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책이 좋다. 생명의 탄생을 담은 ‘아가야 안녕’(사계절)은 지나칠 정도로 솔직해 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이의 눈높이에 잘 맞추어 그려내서인지 불편한 느낌을 주지 않는 책이다.
황경숙 아동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