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연인, 그리고 영웅/스티븐 쿼츠 외 지음·최장욱 옮김/448쪽·2만8000원·소소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인가. 선천적 요인인가, 학습된 결과인가? 인간의 두뇌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가, 교육에 의해 결정되는가?
생물학자와 생화학자들 사이에 제기돼 온 오래된 논쟁거리다. 최근에는 ‘유전자 결정론’에, 최소한 예전보다는 더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유전자 결정론’의 과잉 해석을 경계한다. 인간의 두뇌는 유전자와 문화의 합작품이며, 인간성이란 두뇌와 세계의 원대한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라는 주장이다. 인간의 뇌 부위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발달하는 부분은 전전두엽(前前頭葉)으로, 이 부분은 사춘기가 될 때까지 발달하지 않는다. 유년기의 경험을 반영해 완전한 자아를 갖추도록 자연이 이 부분의 발달을 늦춰 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유전자와 경험은 공동작업을 통해 인간의 ‘자아’라는 원대한 결과물을 형성한다. 나아가 학습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인간 유전자의 산물이며, 유전자는 학습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