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李石淵·사진) 변호사는 18일 “위헌적 제도인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헌법소원을 내는 데 필요한 검토를 마쳤으며 관련 기업들이 헌법소원을 낸다면 이 사건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이 변호사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서 ‘헌법에 구현된 시장경제 원리와 헌법 합치적 경제, 사회정책의 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이 민간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일부 허용한 헌법 119조 2항을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조항은 헌법의 보충, 예외 조항”이라며 “국가 공권력의 민간 경제 간섭의 한계를 규정한 126조 등에 위배되는 출자총액제한제는 위헌적인 제도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출자총액제한제의 위헌성에 대한 법리검토를 끝냈으며 청구인 자격이 있는 기업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면 이를 대리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는 법령과 제도를 면밀히 검토해 헌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고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최근 당정협의를 통해 만든 ‘행정 중심도시안’도 헌법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이 출자총액제한제에 큰 불만을 갖고 있지만 정부와의 맞대결을 감수하고 헌법소원을 낼 만한 곳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