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넘은 아마추어 산악인 최범식 씨가 북미 최고봉 매킨리 세계 최고령 등정기록에 도전한다. 2003년 7월 칸텡그리 원정에 나선 최 씨가 캠프2(해발 5650m)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최범식 씨
“자신감을 가지고 한발 한발 오르다 보면 정상에 이르겠지요.”
혹한과 험준한 산세 때문에 전문 산악인도 두려워하는 북미 최고봉 매킨리(해발 6194m·미국 알래스카)에 70대 아마추어 산악인이 도전한다.
주인공은 최범식 씨(72·충북 음성군 금왕읍). 최 씨는 충북 음성군이 후원하는 ‘금왕 일출산악회 2005 매킨리원정대’ 10명의 대원 중 당당히 ‘정상 공격조’로 뽑혔다. 5월 13일 현지로 출발해 15일 뒤인 28일 매킨리 정상에 태극기를 꽂을 계획.
최 씨가 정상에 오르면 세계 최고령 매킨리 등정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최고령 등정기록은 지난해 7월 5일 만 71세 6개월에 등정한 마리오 로카텔리 씨(미국)가 보유하고 있다. 1933년 4월 2일생인 최 씨가 정상에 서면 만 72세 1개월로 이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최 씨가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7년 전인 1998년. 철제 빔 구조물 설치 전문가인 그는 현대건설에서 정년퇴직 한 뒤 촉탁으로 5년 더 현역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 12월 은퇴했다. 그 뒤 소일거리로 찾은 것이 등산.
그는 157cm의 키에 20대부터 전혀 변화가 없는 51kg의 작지만 단단한 체구. 평생 건축현장에서 단련된 체력으로 산에 오른 지 채 1년이 안돼 젊은 전문산악인들을 능가했다.
최 씨는 2001년 네팔 메라피크(해발 6654m)를 시작으로 2002년 중국 황산, 2003년 카자흐스탄 칸텡그리(해발 7010m) 등 해외원정도 다녀왔다. 이번 원정대 등반대장 이치상 씨(40·히말라야 8000m급 7개봉 등정)는 “지난달 한라산 장구목(해발 1813m) 전지훈련 때 맨 앞에서 러셀(눈길내기)을 한 사람이 최 씨”라고 말했다.
매일 2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산에 오르며 훈련한다는 최 씨는 “산은 하늘이 허락해 줘야만 오를 수 있다. 난 하늘을 믿는다”고 말했다.
음성=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