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작은아버지의 환갑잔치가 있어 온 가족이 내려갔다 왔다. 마을 이웃들을 모시고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뒷산 쪽에서 ‘탕탕’하는 총소리가 들려왔다. 동네 사람들은 “사냥꾼들이 또 총질을 하고 있다”며 혀를 찼다. 총소리에 놀라기도 했지만 사냥꾼들 때문에 사람과 가축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났을까. 잔칫집에 있던 마을 아주머니 한 분이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서 울기 시작했다. 갓 태어난 어린 송아지를 어미 소가 돌봐주고 있었는데 한 시간 전에 난 그 총소리에 깜짝 놀라 소들이 날뛰다가 송아지를 밟아 죽였다는 것이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냥꾼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외지인들은 그냥 재미삼아 사냥하지만 그 때문에 송아지가 죽어 농민의 재산 수백만 원이 한순간에 날아갔다는 사실을 알까. 통곡하는 아주머니를 보며 나도 분통이 터졌다. 마을 인근에서의 사냥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정숙 주부·부산 영도구 대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