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도 4폭’. 꽃, 나무, 새, 짐승들을 한데 모아 놓은 화조도는 부부의 금슬과 집안의 화평을 상징한다. 사진 제공 동산방화랑
서울 종로구 견지동 동산방화랑이 을유년 첫 전시로 마련한 ‘한국 민화전’(23일∼3월 8일)은 선조들이 남긴 민화(民畵)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마침 23일은 정월 대보름이어서 다양한 민화를 보며 새해의 소망과 건강을 빌어볼 만하다. 전시되는 민화들은 모란도와 화조도, 호작도, 운룡도, 수렵도, 문자도, 책거리 등으로 화랑 3개 층의 전시실을 가득 채울 예정.
부귀(富貴)를 상징하는 각종 모란도, 꽃 나무 새 짐승들을 한데 모아 놓은 화조도(花鳥圖)는 민화 중에서도 가장 색채가 화려하다. 화조는 부부의 금슬과 집안의 화평을 상징한다.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 호랑이를 배치하고 나무 위에서 까치가 울어대는 호작도(虎鵲圖)는 영물인 호랑이와 까치를 등장시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민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호작도에는 까치가 익살 넘치는 표정의 호랑이를 마치 부리로 쪼아 대려는 듯한 구도의 그림이 그려져 우리 민족의 해학성을 엿볼 수 있다. 나뭇결이 드러난 탁자 위에 넓적한 청화백자를 올려놓고 탐스런 천도(天桃)나 석류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 수박, 가지, 포도 등을 배치해놓은 기명도(器皿圖)도 눈길을 끄는 민화다. 02-733-5877, 6945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