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시간도 없고 실수할 여유도 없습니다.”(삼성 안준호 감독)
“하루 이틀 감독한 것도 아닌데 이런 시즌은 처음입니다.”(SK 이상윤 감독)
2004∼2005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8경기를 남겨 놓은 두 감독은 요즘 피가 마르는 심정. 밥맛도 없다고 했다.
두 팀은 23일 현재 공동 6위. 플레이오프엔 6개팀만 오르니까 어차피 한 명은 고배를 마셔야 한다. 이들뿐이 아니다. 5위인 오리온스 김진 감독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 공동 6위 두 팀과의 승차는 불과 2경기다.
이제 아껴두었던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 안준호 감독은 대체 용병 자말 모슬리의 득점력이 기대에 못 미쳐 걱정이다. 알렉스 스케일을 중심으로 하는 공격이 살아나려면 모슬리가 ‘국보 센터’ 서장훈과 함께 골밑을 책임져 줘야 한다는 진단. 안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윤 감독은 4연패 뒤 LG를 꺾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4연패가 모두 막판 역전패여서 마음에 걸린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 해결사가 없는 것이 걱정”이라는 말 대로다. 주축 용병 크리스 랭은 득점보다는 리바운드와 블록슛이 장기. 때문에 조상현이 주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허리 부상으로 해결사를 맡기는 무리라는 것. 이 감독은 “4쿼터 초반 일찌감치 점수차를 벌리는 작전으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그나마 김진 감독은 나은 편. 그는 발목 부상 중인 용병 네이트 존슨과 무릎이 좋지 않은 엠씨 매지크 두 명을 모두 바꿀 계획이다.
공동 6위 두 팀에 2경기차로 처져있는 8위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부진했던 가드 양동근의 복귀가 희망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