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동산 경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아파트 경매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월에 시작된 경매 시장 열기가 설을 지나 2월 중순을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매 시장 열기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시행될 정부 규제가 많아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 같고, 경매 물건 수도 올 연말까지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7일 성남지방법원에서는 최저입찰가 4억4800만 원이던 경기 분당신도시 아름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이 감정가 5억6000만 원을 넘겨 5억739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에 53명이나 응찰했다.
15일 부천지방법원에 나온 부천시 원미구 중동 그린타운 37평형은 최저입찰가가 1억4700만 원이었지만 49명이나 경합하는 바람에 1억 원 가까이 오른 2억3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밖에 2월 중순 경기 성남지방법원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다른 경매에서도 매물 1건에 30여 명이 경쟁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아파트 입찰에는 10명 안팎이 경쟁하는 것이 평균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아파트 경매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매물은 많은 상태에서 연초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자 발 빠른 투자자들이 매입에 나섰던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매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절대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사업부 강은현 실장은 “경매 매물 건수는 경기에 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령 경기가 좋아져 지금부터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이미 신청된 경매 물건들 때문에 연말까지는 현 수준의 매물 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이후 월별 경매 매물 건수는 3개월 연속 4만5000여 건을 넘기고 있다. 이는 작년 초 월 3만여 건 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굵직한 규제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입찰가 산정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법원 경매장에 사람들이 많다고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 입찰가를 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