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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베를린심포니 지휘자 인발 “최고 기대하세요”

입력 | 2005-02-23 18:35:00

동아일보 자료사진


베를린 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베를린의 3대 관현악단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독일 분단 이후 베를린 필이 서베를린 지역에 속하게 되자, 동독이 정책적으로 정상급 음악가들을 모아 1952년 창립한 악단이다. 3월 3일 오후 7시 반 경기 고양시 성사동 덕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동아일보 주최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2001년 이 악단의 수석 지휘자로 영입된 이스라엘 출신의 엘리아후 인발 씨(69·사진)가 말러 교향곡 5번, 윤이상 ‘바라(婆羅)’를 연주한다. 첫 내한을 앞둔 인발 씨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1980년대 CD 시대가 개막되면서 ‘덴온’ 레이블로 말러 교향곡 전곡 전집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는데, 인발 씨에게 말러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말러의 교향곡은 거대하며 공포 희망 이상 부활과 같은 인간의 근본적 문제를 성서와 같은 거대한 스케일로 다루고 있죠. 특히 말러와 마찬가지로 제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그의 음악에 담긴 내면의 투쟁, 공포, 따스함과 희망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말러 전집이 그렇듯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해 대부분의 음반을 발매했습니다. 반면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인연은 덜 알려진 듯한데….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구동유럽권 특유의 깊고 짙은 음색과 심오한 음악성을 가진 악단이었죠. 구동독 개방 이후 더 활기차고 더 정밀해졌습니다. 독일 최고의 악단 중 하나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악단이라고 자부합니다.”

―올해 타계 10주년이 된 윤이상의 작품을 이번에 연주하는데, 그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윤이상은 1960년대 현대음악 양식에 한국의 명상적 정취를 더한, 20세기 음악사상 매우 중요한 작곡가입니다. 작품 해석을 의논하기 위해 그의 베를린 자택을 찾은 일도 있죠.”

―한국 음악팬들은 대체로 당신이 분석적이며 냉철하고 객관적인 연주 경향을 보인다고 평가합니다. 이 말에 동의합니까.

“설탕이나 크림 없이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원래 그대로의 순수함이야말로 ‘최고급 요리(오트 퀴진·haute cusine)’를 만드는 비결입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2만∼9만 원. 1544-1559, 031-960-9620∼5 www.artgy.or.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