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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신부용]모노레일로 서울 교통난 풀 수 있다

입력 | 2005-02-25 18:19:00


2월 4일자 본란에 실린 ‘모노레일은 서울 교통난 해법이 아니다’는 글은 서울시의 강남구 등이 추진 중인 모노레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 2개 차로를 잠식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도로와 녹지공간을 잠식하고 둘째, 건설비가 km당 500억∼1000억 원이 들어 경제성이 없으며 셋째, 버스교통의 확대와 승용차 혼잡통행료 징수로 강남의 교통문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모노레일 같은 것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강남지역의 교통 현황과 강남구가 추진 중인 모노레일의 특성을 생각할 때 이 주장은 옳지 않은 점이 있다. 현재 강남구는 업무 무역 금융 상업 문화 위락 등 각종 도시기능이 집중돼 서울시 전체 상업면적의 10.1%를 점유하는 실질적인 경제 도심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업무지구의 내부통행이 74만 명이나 돼 특수한 교통수단이 요구된다. 그러기에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보조 없이 강남구와 외국의 민간기업이 모노레일 건설 자본을 투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통수요가 집중되다보니 강남은 출퇴근 시간대의 자동차 통행속도가 시간당 14.3km로 기존도심(4대문 내)의 18.8km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며 이대로 간다면 서울시의 경제 중심지로서의 기능이 마비돼 전 서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현재 강남구가 추진 중인 모노레일은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운행 중인 모델에 첨단 운영기술을 가미한 것으로, 한 가닥의 슬림화된 레일을 이용하기 때문에 영동대로나 도산대로 같은 곳에서도 기존 차선의 잠식 없이 중앙분리대에 직경 80cm의 기둥을 세워 설치할 수 있고 구조물 밑에는 상록 수림대를 조성해 도시경관이 오히려 증진된다는 것이다.

구조물이 간단해 공사비가 지하철의 3분의 1 미만이지만 수송 능력은 시간당 최대 3만 명으로, 지하철의 절반에 해당된다. 또한 모노레일은 전기를 동력으로 하므로 대기오염이 없고 바퀴가 고무타이어여서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강남모노레일 노선은 1단계로 지하철 3호선 학여울 역에서부터 현재 지하철 노선이 없는 영동대로와 도산대로를 거쳐 신사역까지 건설하고, 2단계로 논현로를 거쳐 남부순환로를 돌아오는 순환형으로 강남구의 주요 업무지구를 연결하게 된다고 한다.

버스교통의 혁신과 혼잡통행료는 물론 서울시의 교통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지만 가장 선진화되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과 유전자 공학 등 첨단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강남지역은 그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 다양한 특색이 살아나게 마련이고 이는 경제의 기초구조인 교통 시스템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도 지역별 특성에 맞게 선진화된 첨단 교통시스템을 도입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강남의 모노레일은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