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노장 거포’ 김세진(31.뒤)이 현대캐피탈 장영기의 블로킹 위로 스파이크를 터뜨리고 있다. 대전=뉴시스
‘노장은 살아있었다.’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T&G 2005 V-리그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의 경기. 20일 개막전에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던 삼성화재는 일주일 만의 리턴매치에서 ‘월드 스타’ 김세진(31·25득점)을 앞세워 3-0으로 설욕했다.
삼성화재는 3승1패를 기록해 현대캐피탈과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80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찰 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열린 이날 경기는 위기에서 노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한판.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전 “선수는 믿지만 나이는 믿을 수 없다”며 연막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의 극적인 승리는 김세진이 아니었으면 엮어낼 수 없었던 한 편의 드라마.
삼성화재는 첫 세트에서 20-20 이후 내리 3점을 빼앗기며 세트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서 김세진이 과감한 백어택과 고공 강타로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되돌린 뒤 마지막 순간 김세진이 상대 장영기의 강타를 신진식(30)과 함께 협동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김세진은 2세트에서도 8득점을 챙기는 ‘화려한 팡팡쇼’를 재현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 뒤 3세트에서 현대의 끈질긴 추격이 이어질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팀 승리를 지켰다.
30대 노장 김상우(31)와 신진식도 각각 12점과 8점으로 힘을 보탰다.
여자부 경기에선 도로공사가 LG정유를 3-0으로 제압하며 1승1패를 기록했다.
대전=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