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8일 ‘중국의 민족구역 자치’라는 제목의 1만2000여 자에 이르는 55개 소수민족 백서를 발간했다.
특히 백서는 5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격) 3차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배경이 주목된다.
▽백서 발표 배경=백서에 따르면 1947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건설 이래 지난해 말 현재 5개 성(省)급 자치구와 30개 자치주를 포함해 모두 155개 민족자치구역이 있다. 인구는 전체의 8%인 1억400만 명이지만 자치지역은 전 국토의 64%에 이른다.
백서는 “2000년부터 서부 대개발을 추진해 5년간 모두 8500억 위안(약 110조 원)을 투입해 60개 대역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관측통들은 이번 백서에 대해 전인대를 앞두고 경제 수준 낙후에 불만을 가져 온 소수민족을 무마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제창한 ‘과학적 발전관’에 따른 국토 균형발전론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분리 독립 운동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스민(吳仕民)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부주임은 백서 발표 후 “시짱과 신장의 동투르크메니스탄 분리 독립 운동을 중국 인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백서가 전인대에서 제정할 ‘반국가분열법’을 지원하는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국가분열법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무력 동원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인대 안건=5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10기 전인대 3차 회의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전 중앙군사위 주석이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내놓고 공석에서 완전 은퇴한다.
이번 전인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후 주석이 최근 제시한 ‘조화로운 사회(화해사회·和諧社會) 건설’이다.
조화로운 사회 이론은 성장 우선주의에 따른 분배의 불균형을 해결해 사회 안정을 기하자는 것으로 향후 후 주석을 비롯한 제4세대 지도부의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가 제10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시작될 제11차 5개년 계획을 준비하는 해라는 점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내놓은 정부공작보고도 관심의 대상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