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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고액 내기 골프 무죄판결

입력 | 2005-03-02 18:15:00


▼스포츠 포상금에 비유한 것은 잘못▼

억대 내기 골프를 무죄라고 한 판사는 과거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서 파문을 일으켰던 사람이다. ‘튀는 판결’을 한다는 인상을 준다. 대법원도 판례를 변경할 때에는 전체 대법관 중 3분의 2 이상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과반 합의를 필요로 한다. 그만큼 법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적은 액수의 고스톱을 치다가 적발돼도 전부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비해 이번 판결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그 판사는 올림픽 선수가 받는 포상금과 내기골프를 비교했는데, 이는 잘못된 비유다. 유사 사건의 재판 결과가 판사에 따라 다르다면 국민은 사법부를 불신하게 될 것이다. 상급심에서 확실히 매듭짓기 바란다.

남준희 법무사·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일부러 져주는 뇌물사례 나올수도▼

고액의 내기 골프가 도박이 아니라는 판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박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은 ‘승부의 우연성’이지만, 거액을 걸고 할 경우에는 도박으로 봐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판례였다. 특히 내기 골프가 도박이라면 박세리 선수가 상금을 걸고 하는 골프 경기도 도박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무죄 선고 취지는 상식을 크게 벗어난 것이며, 스포츠를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프로선수가 받는 상금과 내기 골프의 판돈을 어떻게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바로잡히지 않는다면 일부러 져주는 내기 골프를 통해 뇌물을 제공하는 등의 갖가지 비리가 생겨날 것이다.

최광일 회사원·서울 관악구 봉천8동

▼내기화투와 다를 바 없어 도박 분명▼

친구들과 수차례 내기 골프를 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운동이 없겠다 싶어 지금은 내기 골프를 하지 않는다. 돈 잃고 기분 나쁘지 않을 사람 없고 기분 나빠 술 마시니 몸도 상하기 때문이다. 자식과 골프는 내 맘대로 안 된다고 할 정도로 골프는 그날의 컨디션이나 운에 좌우된다. 더군다나 핸디캡이 적용되면 기량 차이는 거의 없어진다. 동네에서 심심풀이로 하는 내기 화투도 문제가 되는데 어찌 내기 골프가 도박이 아니라는 것인가.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뇌물 전달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 내기 골프에 대해서는 마땅히 도박죄를 적용해야 한다. 내기의 액수가 크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고영환 건설업·대구 수성구 지산동

▼운보다 실력에 좌우 판결문제 없어▼

내기 골프는 말 그대로 내기일 뿐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기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돈을 거는 것이며 이는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긴장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도박은 이와는 반대로 돈을 목표로 한다. 판사가 지적했듯이 내기 골프는 비록 돈이 걸려 있다고 해도 경기자의 실력이 그 결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돈은 긴장감과 집중도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주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운이 좋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화투나 카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번 내기 골프의 경우 건 돈의 액수만 컸을 뿐이지 실력이 아니라 운에 좌우되는 도박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김연희 주부·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청소년 성폭력범의 신상 공개 범위 확대’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습적 성폭력범의 신원을 공개할 때 주소와 사진까지 포함하도록 한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도입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주소와 사진 등 자세한 신상 공개는 성폭력범의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노출시켜 ‘재(再) 사회화’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당초 이 개정안을 올해 상반기 국회에 상정할 방침이었습니다.

청보위 측은 “개정안은 청소년 성범죄를 실질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거듭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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