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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석모도 자전거 하이킹

입력 | 2005-03-03 18:08:00

삼량염전


인천 강화도에 가면 길이 세 번 끊긴다고 한다. 섬 북단에서는 이데올로기가, 포구에선 바다가, 마니산 참성단에선 하늘이 길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육로가 끊긴 포구에서 걸음을 멈추지 말고 내가면 외포리 선착장이나 화도면 내리 선수나루에서 페리를 타고 석모도로 건너보자.

섬에 닿는 순간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에 흠뻑 취하게 된다.

길이 19km의 해안 회주도로를 따라 돌면 갯내 물씬 나는 바다와 갯벌이 눈앞에 펼쳐진다.

서남쪽 갯벌의 72만 평 천일염전은 멀리서도 눈이 부시도록 햇빛을 반사한다. 내쳐 달리면 국내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히는 보문사, 저수지와 수로를 갖춘 낚시터, 하리 해안….

석모도의 명물을 차근차근 살펴보려면 봄 기지개도 켤 겸 자전거 하이킹이 제격이다.

자전거를 가져오지 않은 여행객은 섬 내 유일한 이동식 대여점인 ‘석모도자전거’(www.enjoybike.net·011-9774-0019)를 이용하면 된다. 소형 트럭에 자전거 50대(기어 21단)를 싣고 다니는 주민 한정근(39) 씨가 어느 곳에서든 연락을 주면 자전거를 배달해주고 회수해간다. 3시간 대여에 5000원, 하루 8000원, 이틀 1만 원.

사실 주말에 차를 갖고 페리를 타려면 한참 줄을 서야한다. 그러므로 선수나루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만 가져가든지 맨몸으로 들어가서 섬 안에서 빌려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 하이킹은 주로 석포리 선착장에서 시작한다. 선착장에서 나와 남쪽의 가파른 진득이고개를 넘어 5km가량 달리다보면 드넓은 소금밭이 나온다.

소금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어류정항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볼거리가 많다. 이 코스는 섬 내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모루해수욕장과 장구너머포구, 어류정항으로 이어진다.

해수욕장에 서면 서럽도록 고요한 서해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다. 썰물 때 호미를 들고 조개, 소라 등을 캐는 ‘갯것’ 체험도 해봄직하다.

소형어선 선주들이 직접 근해에서 잡은 어류를 파는 음식점이 몰려 있는 어류정항에서는 3월 중순부터 초여름까지 주꾸미 꽃게 밴댕이 병어 등을 차례로 맛볼 수 있다.

염전지대 끝길까지 거꾸로 돌아 나온 뒤 20분가량 페달을 돌리면 보문사 입구에 닿는다.

이어 낙조가 일품이어서 ‘한가라지 농원’(032-933-7711) ‘노을내리는 아름다운 집’(032-933-9677) 등 펜션이 몰려 있는 한가라지 고개를 거쳐 영화 ‘시월애’ 촬영지였던 하리 갯벌로 갈 수 있다. 이처럼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자전거로 섬을 한바퀴 도는데 5시간가량 걸린다.

하이킹을 마친 뒤 섭씨 70도의 해수(海水) 원천수를 내뿜고 있는 ‘용궁온천지구’(삼산면 매음리·032-933-1203)에서 몸을 풀면 좋다. 올 하반기 정식 개장할 예정인 이곳은 간이 목욕탕을 설치해 무료 개방하고 있다.

외포리 선착장 및 선수나루와 석모도를 오가는 페리는 매일 오전 7시∼오후 7시 반에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항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