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한 할아버지가 신도림역을 가려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셨다. 한글을 모르시나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안경을 안 가져와 전동차의 깨알 같은 노선도를 읽을 수 없다며 불편해 하셨다. 평소 전철에서 환승역을 묻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자주 만난다. 연로하신 분들이 두 개 이상의 전철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에서 올바른 방향의 노선을 찾아 타기도 힘들뿐더러, 갈아타야 할 때도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흔히 접한다. 그러나 큰 노선도는 매표소에만, 그것도 높은 곳에 붙어 있고 휴대용으로 제공되는 것은 거의 돋보기가 필요할 정도로 작다. 최소한 전동차 노약자석 옆에 만이라도 노인들을 위해 전철 노선도를 크게 만들어 붙여놓을 필요가 있다.
송양빈 사회복지사·서울 성북구 보문동1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