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혁신’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일부 공무원들이 혁신에 냉소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억장이 무너진다”고 탄식하며 공무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혁신’사업을 더 잘해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으로서는 대통령의 이런 의지가 실제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 일전에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작은 정부’를 공약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과 맞물려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편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공무원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국민의 세금이 늘어야 한다는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에 비협조적인 30% 정도의 이른바 ‘철밥통’ 공무원들이 있다는데, 그들을 계속해서 방치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요즘 여러 기능이 합쳐진 ‘작은 다기능(small-multi-function)’ 전자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들도 직원의 ‘다기능화’를 통해 총체적인 경쟁력을 올리려 애쓰고 있다.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재교육 등의 방법으로 공직에도 다기능화 개념을 도입해 인력 운용의 비효율을 막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세 부담을 줄이는 작은 정부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공무원 조직의 개혁에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공무원 조직의 혁신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런 개혁에 반대할 국민은 없다고 본다. 결국은 대통령의 의지가 관건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과거와는 다른 스타일의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기도 하다. 감원과 구조조정에 상시로 노출돼 있는 민간 부문의 사람들은 개혁 중에서도 공무원 조직에 대한 혁신이 가장 우선돼야 할 과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인식해야 한다. 작은 정부, 효율적이고 신속한 행정이 선행돼야 민간부문도 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심용식 의사·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 부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