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BS의 ‘괴물 용병’ 단테 존스(30·194cm)는 요즘 틈만 나면 TV 앞에 앉는다. KCC의 경기 비디오를 보고 또 보며 전술 분석에 열을 올린다.
존스는 9일 오후 7시 전주체육관에서 시즌 처음으로 KCC와 맞붙는다. 지난달 초 SBS 유니폼을 처음 입은 뒤 단 1패도 없이 14연승을 질주하며 한국 프로농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그에게 이날 승부는 어떤 경기보다도 중요하다.
KCC는 지난 시즌 챔피언이며 용병 최우수선수 출신 찰스 민렌드(194cm)가 뛰고 있어 그의 자존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3위 SBS는 한 경기차로 2위 KCC를 쫓고 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정규리그 2위 자리를 빼앗기 위해 상대 전적에서 2승 3패로 열세인 KCC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것도 14점차 이상으로 승리한 뒤 LG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야 자력으로 2위가 된다.
존스는 “KCC가 좋은 팀이고 민렌드가 뛰어난 선수라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지난 14경기보다 더 집중하면서 KCC의 강점인 조직력을 무너뜨리겠다”고 다짐했다.
일전을 앞둔 SBS 김동광 감독과 KCC 신선우 감독도 작전 구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감독은 “KCC가 더블팀과 함께 변청운의 거친 수비로 존스 봉쇄에 나설 것 같다”면서 “민렌드가 부상이라고 하지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KCC의 속공과 패턴 위주의 공격을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민렌드가 무릎을 다쳐 걱정인데 부상 상태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홈에서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그동안 준비한 것을 코트에서 모두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SBS의 연승에 가려 있긴 해도 최근 20경기에서 17승 3패를 거둔 KCC는 SBS를 꺾으면 4강 티켓을 확정짓는다.
최희암 MBC 해설위원은 “SBS의 기세를 KCC가 누르기 힘들 것 같고 민렌드 역시 존스 앞에서 고전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SBS가 14점차 이상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 빠질 경우 의외로 경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정규리그 막판 최고의 빅 카드답게 8일 현재 입장권 예매는 평소의 3배가 넘는 1000장에 이르고 있다. 홈 팀 KCC는 표가 없어 돌아가는 관중이 많을 것으로 보고 경기장 밖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중계할 계획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