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헌법상 최고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0기 3차 회의는 8일 대만 독립저지를 위한 ‘반국가분열법’을 상정하고 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사임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양안전쟁 법안=반국가분열법의 초안은 입법 취지, 대만문제의 성격, 평화통일, 비평화적 방식 동원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전인대 폐막일인 14일 채택된다.
이 법안의 핵심인 양안전쟁 부분은 △대만 독립세력에 의한 분열 행위 △대만 분열을 가져오는 중대사건 발생 △평화통일 조건의 완전한 소멸 시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비평화적 방식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해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를 처음으로 합법화했다.
또 헌법상 전쟁선포권은 전인대에 있지만 긴급사태 발생 시 무력동원을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국무원과 중앙군사위가 먼저 취한 뒤 전인대 상무위에 사후 보고토록 했다.
법안은 대만문제는 중국의 내전이 남긴 내정문제로 어떠한 외국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규정해 미국의 개입을 강력 견제했다.
그러나 법안은 적용대상을 ‘대만 독립세력’으로 한정하고 무력동원 대신 비평화적 방식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비평화적 방식 동원 시 대만 주민과 대만 내 외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혀 대만 주민과 국제사회의 반발을 최소화하려 했다.
한편 대만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부와 민진당, 급진독립 세력인 대만단결연맹은 “대만 공격을 위한 백지수표식 전쟁수권법안”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독립과 관련된 도발적 언행을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쩌민 완전 은퇴=장 주석의 사임안 통과는 지난해 9월 제16기 전국대표대회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 주석 직을 내놓은 뒤 예정됐던 요식절차다. 실권을 쥐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 주석이 당연직으로 국가중앙군사위 주석 직을 겸하며 당직책은 당대회에서, 국가직책의 임면(任免)은 전인대에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을 계기로 10여 년간 중국 최고지도자로 군림해 온 장 주석은 당총서기(2002년), 국가주석(2003년), 당 중앙군사위 주석(2004년)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물려준 데 이어 이날 마지막 공직까지 내놓음으로써 정계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반국가분열법 주요 내용항목내용입법 취지-대만 독립분열 저지, 평화통일 촉진, 대만해협 평화안정, 국가주권과 영토 수호대만 문제의 성격-중국 내전이 남긴 미해결 문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국가통일은 중국의 내정
-외국세력의 간섭 불용평화통일-평화통일과 일국 양제 원칙 아래 양안 교류 증진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양안 간 평등한 협상
-양안 적대상태 종식, 대만의 정치 지위와 국제 활동 공간에 관한 협상 가능 비평화적 방식 의 대만 통일-평화통일 노력이 완전 무효화된 상황에서 최후 선택
-대만 독립분열, 대만을 분열로 이끄는 중대사변 발생, 평화통일 조건이 완전 상실됐을 때 비평화적 방식 및 기타 필요한 조치 취함
-이 조치는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결정하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사후 보고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